이탈리아 로마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북한대표부의 김동수 3등서기관(38)과 부인 심명숙씨(38) 및 아들 김진명(8)
등 일가족 3명이 6일 저녁 서울에 도착했다.

김서기관 일가족은 식량사정을 비롯, 북한 사회가 여러모로 어려워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서기관 가족은 4일 오전(현지시간) 북한공관 소유 승용차를 직접 몰고
로마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고 이에앞서 FAO회의때 만난 한국측
관계자에게 망명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탈리아 외무성 고위관계자가 한국대사관에서
김서기관 가족의 자유의사를 확인했으며 이후 김서기관이 타고온 승용차는
북한측에 인도했다"고 말했다.

김서기관은 평양 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했으며 북한에 63세의 노모와
8살난 딸을 두고 있다고 관계당국은 밝혔다.

FAO 북한대표부에는 김흥림 대표 등 8명의 직원이 근무중이며 이중 3명은
직업외교관이고 나머지는 국가보위부요원과 정무원농업위원회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환 외무부 구주국장은 "김서기관은 유럽지역에 다년간 근무한 외교부
소속 직업외교관으로 자본주의 생활을 접하고 식량난과 경제난 등 북한의
어려운 사정때문에 귀순을 결심했다"면서 "앞으로 관계당국이 정확한 귀순
동기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