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미술품에 나타난 우리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현대조각가들은 한국인의 얼굴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역사속에 나타난 우리의 모습과 현대 한국인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줄
"한국인의 얼굴"전이 11~2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
(734-1020)에서 열려 관심을 모은다.

"1천5백년의 역사-전통에서 현대까지"를 부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는 각종
동자상과 불상을 비롯한 50여점의 고미술품과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인
권진규씨 이후 구상조각가들의 작품 20여점등 모두 70여점이 전시된다.

고미술품은 6세기말부터 20세기초까지 제작된 청동및 금동 불상,
목조여래좌상을 비롯한 종이 나무 도자기 돌 불상들로 대부분 미공개작.

현대조각으로는 권진규씨의 "자소상"을 비롯 최종태 유영교 김동우
한진섭 홍순모 한애규씨의 작품이 선보인다.

고미술품들은 불교와 관련된 작품들이어서 한국 불교조각의 진면목을
살펴볼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불상은 시대별로 독특한 미감의 창의적인 제작방식을 보여주고 있어
당대의 미의식을 한눈에 엿볼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인의 얼굴에 초점을 맞춘 만큼 다양한 표정이 볼거리.

특히 천진난만하거나 익살스런 동자상의 표정은 매우 흥미롭다.

가늘게 뜬 눈, 해맑은 미소는 어린아이의 특성인 순진무구함을 나타낸 것.

또 연잎을 머리에 쓰거나 손에 든 모습은 어린이의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밖에 참외 가지 수박 석류등 씨가 많은 식물을 들고 있는 것은
다산이나 득남, 사슴뿔이나 복숭아 거북이 함께 나타나는 형태는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조각에 나타난 한국인의 얼굴에는 작가들이 특정한 주제아래 만들어낸
각양각색의 표정들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사실적 기법의 작품에서부터 미니멀한 이미지의 표현주의적 형상에
이르기까지 현대작가들의 특색있는 조형어법을 보여준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