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주영 <작가> .. 신작장편 '홍어'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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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공부를 다시 하는 기분으로 썼습니다.
요즘처럼 어지러운 세상에 자신의 내면을 차분하게 돌아보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김주영(59)씨가 장편소설 "홍어"(문이당)를 펴냈다.
대하소설을 주로 발표해온 그가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이후
10여년만에 내놓은 1권짜리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눈내리는 시골집과 가오리연,재봉틀과 고무신 등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기억들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작품속의 풍경은 "거위털같은 함박눈이 한들거리며 내려 쌓이는" 시골집을
배경으로 흑백사진처럼 단아하다.
"요즘 소설들이 너무 고백적이고 자극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사랑도 공격적이죠.
리얼리티를 강조하다 보니 상상력이 들어설 자리가 줄었어요.
지난 1년동안 이 작품을 다듬으면서 상상력과 이미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그는 열세살짜리 소년의 눈으로 산골마을과 사람사는 세상의 깊이를 잰다.
소년과 어머니가 외롭게 지내는 집에 거렁뱅이소녀 삼례가 찾아들어
함께 생활한다.
별명이 "홍어"인 아버지는 집을 떠난지 오래.
어머니는 부엌 문설주에 홍어 한마리를 걸어두고 삯바느질로 외로움을
달래며 아버지를 기다린다.
어느날 삼례가 말없이 사라지자 나와 어머니의 기다림은 다시 시작된다.
다음해 옆집남자로부터 삼례가 읍내 술집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간 어머니는 그녀에게 돈을 주며 떠나라고 한다.
눈쌓인 어느날 아이를 업은 여인이 찾아와 며칠을 지내다가 아이만
남긴채 떠난다.
아이의 목에 매달린 북어를 보고 아버지의 흔적을 읽은 어머니는
그 아이에게 정성을 쏟는다.
어머니가 갑자기 바빠지고 집안단장이 끝났을 때 드디어 아버지가
돌아온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소년은 눈위의 고무신 자국을 통해 어머니가 떠난
것을 깨닫는다.
오랜세월 바느질로 자신을 지탱해온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오자 삼례처럼
말없이 떠났다.
그제서야 소년은 아버지를 돌아오게 한 사람이 삼례였다는 걸 알게 되고
그녀와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풍경과 소년의 감수성을 되살려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며 "어려운 때에는 삶의 뿌리를 찬찬하게 돌아보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9일자).
요즘처럼 어지러운 세상에 자신의 내면을 차분하게 돌아보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김주영(59)씨가 장편소설 "홍어"(문이당)를 펴냈다.
대하소설을 주로 발표해온 그가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이후
10여년만에 내놓은 1권짜리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눈내리는 시골집과 가오리연,재봉틀과 고무신 등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기억들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작품속의 풍경은 "거위털같은 함박눈이 한들거리며 내려 쌓이는" 시골집을
배경으로 흑백사진처럼 단아하다.
"요즘 소설들이 너무 고백적이고 자극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사랑도 공격적이죠.
리얼리티를 강조하다 보니 상상력이 들어설 자리가 줄었어요.
지난 1년동안 이 작품을 다듬으면서 상상력과 이미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그는 열세살짜리 소년의 눈으로 산골마을과 사람사는 세상의 깊이를 잰다.
소년과 어머니가 외롭게 지내는 집에 거렁뱅이소녀 삼례가 찾아들어
함께 생활한다.
별명이 "홍어"인 아버지는 집을 떠난지 오래.
어머니는 부엌 문설주에 홍어 한마리를 걸어두고 삯바느질로 외로움을
달래며 아버지를 기다린다.
어느날 삼례가 말없이 사라지자 나와 어머니의 기다림은 다시 시작된다.
다음해 옆집남자로부터 삼례가 읍내 술집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간 어머니는 그녀에게 돈을 주며 떠나라고 한다.
눈쌓인 어느날 아이를 업은 여인이 찾아와 며칠을 지내다가 아이만
남긴채 떠난다.
아이의 목에 매달린 북어를 보고 아버지의 흔적을 읽은 어머니는
그 아이에게 정성을 쏟는다.
어머니가 갑자기 바빠지고 집안단장이 끝났을 때 드디어 아버지가
돌아온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소년은 눈위의 고무신 자국을 통해 어머니가 떠난
것을 깨닫는다.
오랜세월 바느질로 자신을 지탱해온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오자 삼례처럼
말없이 떠났다.
그제서야 소년은 아버지를 돌아오게 한 사람이 삼례였다는 걸 알게 되고
그녀와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풍경과 소년의 감수성을 되살려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며 "어려운 때에는 삶의 뿌리를 찬찬하게 돌아보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