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1998.02.09 00:00
수정1998.02.09 00:00
겨울의 지배는 철저하다.
눈과 얼음의 철통체제를
감히 거역할 자는 없어
보인다.
나무들은 위축되다 못해
까맣게 질려 눈 속에
곤두박히고
왼 산엔 새 한 마리 날지
않는다.
그러나 산골짝 시냇물은
얼음 속에서 공작을
멈추지 않고
가지마다 반란의 창끝을
곤두세운다.
양지짝에 뿌려지는
참새떼의 산탄!
동백꽃 신호탄이 터지면
대망의 혁명은 온다.
시집 "달맞이꽃"에서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