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체급식업계 "빅6"는 사업진출배경 중심사업장 경영방침 등에서
재미있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두 종합푸드서비스회사를 지향하고 있어 점차 닮은 꼴이 돼가겠지만
색깔의 차이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먼저 제일제당은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 경영으로 지난해 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다.

매출을 2백50억원에서 무려 7백50억원으로 늘리는 등 외형확대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 업계 내부에서 "삼성가의 일원답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매년 고객사와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일단 급식을 시작하면 해약하는
경우가 극히 적어 단체급식에서는 시장선점이 특히 중요하다는 인식아래
이같은 전략을 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후발업체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몸집을
불리는게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최대 업체인 LG유통은 이와 달리 무리한 사업장 개발은 지양하고
고객이 최대 만족할 수 있는 급식제공에 노력하고 있다.

급식업체의 고객에게는 고객회사뿐 아니라 그 회사의 직원들도 포함되기
때문에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출점하면 결국 부실한 식사제공으로 직장인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LG의 이미지도 실추된다고 생각했기 때문.

삼성에버랜드도 LG와 같이 "삼성"의 자존심과 네임밸류를 지켜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금까지 "가족에 대한 식사제공"이라는 기치아래 계열사를
중심으로 급식사업을 해왔다.

급식인원수에서 업계랭킹 2위에 올라있으나 급식인원의 거의 대부분이
계열사 임직원이다.

그런만큼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적어 네임밸류를 유지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외부사업장을 개발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따라서 외부사업장에서 네임밸류와 수익성을 동시에 지켜나가야 하는게
에버랜드의 과제다.

신세계푸드시스템은 원래 신세계백화점내 1차식품 유통을 담당하다
분리됐기 때문에 농.수.축산물 등 식재료유통에 가장 강점을 갖고 있다.

사업장을 개발할 때도 이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으며 단체급식 못지않게
중요한 사업부문으로 관리하고 있다.

씨엠개발은 병원급식에서 가장 앞서가는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전국에 7개 병원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대외홍보나 사업장개발에 무리하지 않더라도 위탁급식을 희망하는
병원들은 주저없이 씨엠개발을 찾는다는 것이다.

아라코는 대우그룹이 일부 출자한 회사인데도 회사이름에 이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대기업을 선호하는 고객사로부터 다소 외면당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 제일제당 ]]

제일제당 푸드서비스사업부의 올해 계획은 한마디로 말해 엄청나다.

이 회사는 올해 급식사업장을 1백50개에서 3백개로, 매출액은 7백50억원
에서 1천5백억원으로 늘리는 등 외형을 두배로 키우기로 했다.

제일제당은 이를위해 최근 전국 10개 공장과 본사를 잇는 온라인망을
개설, 급식관련 데이터를 공유하고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제일제당은 지난해에도 매출을 2백50억원에서 7백50억원으로 무려 세배나
늘리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따라서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면 올해 목표달성에도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이 회사는 보고 있다.

제일제당은 식품회사로서의 깨끗하고 신뢰도 높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오는
2000년에는 급식사업장을 1천개로 늘리고 매출을 4천억원으로 확대, 국내
최대 규모의 단체급식업체로 올라선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 씨엠개발 ]]

씨엠개발은 지난 91년 단체급식업에 뛰어든 선발업체이자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전문급식업체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회사다.

씨엠개발은 사업장수와 급식수 확대에 중점을 두는 외형경쟁을 지양하고
첨단 급식시스템 도입과 수익성위주의 내실경영에 주력해왔다.

때문에 매출은 96년 5백10억원에서 지난해 5백50억원으로 4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계 랭킹도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매출목표도 6백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 올려 잡았다.

씨엠개발은 그러나 앞으로도 외형이 아닌 수익성중심의 영업전략을 펴나갈
방침이다.

그래서 하루 급식인원 1천명이상의 대형사업장만 개발한다는 고집을
지켜나가고 있다.

씨엠개발은 향후 단체급식뿐 아니라 연관성이 높은 식자재유통 농산물유통
및 가공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 종합 푸드서비스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LG유통 ]]

LG유통은 국내 랭킹 1위의 단체급식업체라는데 안주하지 않고 운영기술의
선진화에 주력, 오는 2005년에는 세계적 수준의 단체급식업체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밝고 깨끗한 환경속에서 즐거운 식생활문화 창조"라는 기치아래 경쟁
우위를 계속 지켜나간다는게 이 회사의 경영방침이다.

LG유통은 이를위해 저비용 운영시스템 확보, 관련사업 다각화, 전문인력
육성 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영업측면에서는 대형사업장의 확대와 군부대 관공서 등 타업체와 차별화된
사업장 개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LG유통은 또 앞으로 물류 및 가공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대규모 식자재
가공 및 물류센터 종합정보센터 등을 수도권에 건립하고 병원급식 등 취약한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2천4백억원으로 설정했다.

[[ 신세계푸드시스템 ]]

신세계푸드시스템 은 농.수.축산물 유통시스템의 비교우위를 기반으로
식재료구매 부문에서부터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자체 급식사업장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과 할인점의 1차식품매장에도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어 대량구매에 따른 비용절감분을 고객에게 돌리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또 호남 강원 등 취약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광주 춘천 등지에
거점사업장을 신설,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춰나가기로 했다.

중소형위주의 사업장 개발에서 벗어나 중대형 및 오피스사업장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운영측면에서는 관리부서를 축소조정, 판매관리비를 전년대비 3%이상
줄이고 일선사업장의 인력구조도 효율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비용을 15%정도 줄일 방침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60% 늘어난 8백억원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 아라코 ]]

아라코는 대우그룹이 세계 최대 단체급식업체인 미국의 아라마크사와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지난해 북한에 들어간 경수로사업단(KEDO)의
급식을 수주하면서 성가가 높아졌다.

국내 단체급식업체중 해외지점의 운영에 나선 업체는 지금까지 아라코 한
회사뿐이다.

아라코는 올해 전문화 합리화 표준화 전산화 등을 주요 경영방침으로
내걸고 매출을 지난해보다 61% 늘어난 5백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라코는 이를 위해 먼저 위생 안전 서비스 영양 메뉴 등을 연구개발하는
전문부서인 "SNF기획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새 사업장을 개발할 때 낮은 식사단가로 계약하는 것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가격정책으로 고객사를 설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산시스템을 대폭 보완 개선한 자체전산시스템(ACES)을 구축, 본사와
지점을 네트워킹해나가기로 했다.

[[ 삼성에버랜드 ]]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94년 단체급식사업에 진출했지만 삼성그룹이라는
거대한 수요처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타업체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던
다크호스였다.

실제로 지난해에 삼성전자 공장, 삼성플라자 등 대형사업장을 개발해 하루
급식인원수를 14만명으로 늘려 급식수면에서 업계 2위권에 올라섰다.

삼성에버랜드는 올해에는 삼성그룹 계열사와 관계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외부사업장을 적극적으로 개발, 그 비중을 25%이상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를 위해 단체급식사업부를 유통사업부(식재료유통)와
통합하고 올해 완공되는 경기도 용인의 농산물물류센터를 발판으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어려운 경제상황이 계속되면서 식사단가를 낮춰달라는 고객사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 맛은 그대로 유지하되 식재료원가를 낮출 수 있는 영업
방침을 견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