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석원(대구 달성)의원이 9일 의원직을 공식사퇴하고 "기업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그가 쌍용그룹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그룹관계자는 "김의원이 경제전체는 물론이고 그룹도 어려운 상황에서
야당의원으로서 정치활동을 계속하는데 대해 자책감이나 허망함같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동생인 김석준 회장과 힘을 합해 그룹이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5년 4월 김회장에게 그룹회장직을 넘겨준후 정치활동에 전념해온
김의원은 그룹의 실질적 오너다.

그는 쌍용건설 5.0% 등의 지분을 가진 김회장보다 훨씬 많은 쌍용양회
13.5%, (주)쌍용 6.8%, 쌍용건설 5.9%, 쌍용화재 14.1% 등의 지분을 갖고있는
그룹최대주주다.

그룹관계자는 "김의원이 비록 오너지만 그룹의 명예회장이나 회장으로
복귀하는 일은 없고 김회장을 축으로 한 지금의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다만 예전보다 경영참여정도가 훨씬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김의원은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도 그룹고문을 맡아 자신이 일궈낸
쌍용자동차의 매각등 그룹의 주요현안등에 관해 김회장과 협의하는등
자문과 조언을 해왔다.

업계는 이에따라 그가 고문직을 유지하면서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거나
새정부가 요구하는 책임경영에 부응, 주요 계열사 1-2곳의 대표이사를
맡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의원이 정치외도를 한지 2년9개월간 김회장에게 모아졌던 그룹중심이
앞으로 어떻게 분산될지 주목된다.

그룹관계자는 비상경제대책위원회가 재계에 지배주주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으로 정관변경을 촉구하고 있어 이와 관련돼 그룹안에서
그의 자리매김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