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걸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그동안 수출 극대화의 해외 사업의 강화를 통해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
들여오는 일에 치중하면서, 해외 기업들의 국내 투자에는 방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행정 규제가 심한 나라라는 오명속에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데
치중하는 인상을 키워 왔던 것이 사실이다.

UN에서 발표하는 <세계투자보고서(World Investmest Report)>에 의하면
1996년 직접투자로 국내에 들어온 자금은 23.1억달러, 해외에 직접투자로
나간 자금은 41.9억달러로 나타나 약 19억달러가 해외로 유출되었다.

반면에, 멕시코는 NAFTA의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75.4억달러 유입,
5.5억달러 유출로 직접투자에서만 70억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GDP의 10%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0.5%와 비교할 때 20배나 더 많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성공적인 개방 정책으로 세계 속의 위상을 점점 높여 나가고
있다.

차기 신정부는 민주적 시장경제 체제를 표방하고 해외 기업들의 국내 투자
유치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들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기업
국내투자 의식 조사"의 공동 연구를 통해 현재국내에 진출해 있는 해외
투자기업들이 국내 투자 환경에 대해 어떤 문제점을 느끼고 있는지, 국내의
경제 환경 변화 및 향후의 투자에 대해 어떤 입장에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첫째, 현재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해외기업들은 국내 진출 과정이나 사업을
하면서 계속 마주치게 되는 각종행정 규제를 빨리 혁파하지 않고서는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가 곤란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 기업으로 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자의 그동안의 활동이 벌써 해외 투자기업들에게 신뢰감을 보여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둘째, 한국 국민들이 차기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기조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해외 투자 유치 노력이 정부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동의 속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을 투자 적격지로 보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셋째, 올해 하반기가 되면 고금리의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고 2년 후면
국민소득 1만달러를 재돌파하는 회생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한국이 외환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강한 확신에 기초한 평가이며,
지금이 해외 기업들의 국내 투자 적기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넷째, 최근 국산품 애용 운동의 확산으로 인해 외국 투자기업들의 우려가
일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산이냐 외산이냐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소비 형태보다
자신이 지불하는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성숙한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