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실업으로 실업급여 지급이 급증하고 있어 고용보험료율을 올리지
않으면 2년뒤인 2000년중 고용보험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노동연구원(원장 박훤구)이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신정부의 노동정책"이라는 비공개자료에 따르면 97년말 현재 2조1천4백48억
원인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실업자 급증으로 인해 해마다 급감, 2000년에는
마이너스 3천5백98억원이 될 전망이다.

노동연구원은 고용보험기금 수지가 지난해엔 9천5백37억원의 흑자를 기록
했으나 올해는 지출이 12배 규모인 2조원으로 늘어나는 반면 수입은 1조4천
억원으로 24% 늘어나는데 그쳐 6천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99년과 2000년 각각 9천5백억여원과 9천4백억여원의 적자를 내 2000년
중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연구원은 현행 고용보험료율을 올리지 않으면 고용보험기금 누적적자가
2002년엔 1조8천억여원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우리 경제가 IMF충격에서 벗어나 99년부터 5%대의 성장을 지속해도
2002년까지 4%대의 고실업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고용보험료율을 점진적으로
올리고 보험료율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 일환으로 현행 임금총액의 0.6%인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내년부터
1.0%로 인상하고 고용보험사업별 요율체계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최근 고용보험료율 법정상한을 임금총액의 1.5%에서
3.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개정안을 마련했다.

노동연구원은 이밖에 고용보험 적용대상을 현행 10인이상 사업장에서
2000년 1월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하여 임금근로자의 83%가 고용보험을
적용받게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기업이 부담하고 있는 여성근로자 모성보호비용의 일부를 사회보험
으로 넘겨 유급출산휴가와 무급육아휴직에 따른 노동비용 또는 임금손실의
일부를 의료보험에서 지원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