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남공단에서 위성방송수신기(SVR)를 생산하는 가수전자(주)의
박종갑(59) 사장.

그는 최근 폭주하는 수출주문으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다.

중국산때문에 고전하던 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돌 정도다.

박사장은 정말 우연하게 위성방송수신기와 인연을 맺게됐다.

유럽 여행중에 위성방송이 일상화된 것을 보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음향기기 및 스피커 카CD플레이어 등을 생산해본 경험이 있어 개발에도
자신이 있었다.

그는 95년 개발에 성공, 수출하기 시작했으나 큰 재미는 못봤다.

그나마 중국제가 저가로 저가로 밀어붙이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박사장은 성능으로 대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우선 주제조과정인 회로기판을 자동화했다.

이 결과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중국산을 압도할 수 있었다.

신제품 개발에도 심혈을 쏟았다.

디지털 방식의 수신기를 개발한 것은 그 일환.

그러나 무엇보다도 박사장이 전력을 투구한 것은 판매방식이었다.

방어적 수출전략도 공격적으로 바꿨다.

그는 KOTRA 유럽지사를 무조건 찾아갔다.

바이어를 소개해달라고 떼를 쓰다시피했다.

추천받은 바이어에게 제품을 들고 찾아가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 단골
고객으로 만들었다.

해외잡지에 광고를 내고 연락이 오면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럽을 자기 집 드나들듯 하면서 바이어와 밀착상담을 하자 주문이 오기
시작했다.

스페인 터키 독일 헝가리 슬로베니아 등 10여개국에 수출하는 길이 트였다.

유럽지역에만 1백만대가 넘는 수신기를 내다 팔았다.

2년여를 해외현장에서 뛰다보니 그 결과가 지난해부터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그는 올 수출목표(1천만 달러)를 지난해보다 5배이상 늘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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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최수용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