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 인선을 끝낸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11일 오후 일산자택에서
집권파트너인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총재 박태준 총재와 회동, 차기정부
각료 인선문제를 본격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당선자 등 3인은 이날 회동에서 해양수산부 존폐문제를 제외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수정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고 16명의 각료를
절반씩 배분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료외의 장관급 6명에 대해서도 동수로 배분해야 한다는 자민련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날 공식적인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 문제는 "연합정권"의 취지를 살리는 선에서 김당선자가 정치적 배려를
하는 선에서 양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인은 또 각 당이 오는 23일께 각료후보를 2~3배수로 압축키로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김당선자는 이번 주말께 김명예총재를 총리로 내정, 오는 25일
취임식 이전에 국회인준을 받는대로 차기정부 각료를 일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측은 야당을 설득, 오는 24일 이전에 "김종필 총리"
인준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으로 있어 인준안이 부결되는 사태가 없는한
24일 또는 늦어도 취임식 당일 오후에는 새 내각의 뚜껑이 열릴 전망이다.

이날 회동에서 3인은 또 "가급적 현역의원을 배제하고 행정경험이 풍부
하거나 실물경제에 밝은 인사"를 새 각료에 발탁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2~3개 정도의 각료직을 야당에 할애하는 문제와 관련, 이들은 한나라당과
국민신당이 "거국내각"에 참여할 의사가 있을 경우 배려하기로 했다.

새각료 인선과 관련, 정치권은 김당선자가 직접 관장하게 될 통일 외교통상
국방 법무 등은 국민회의측 인사가 맡고 재경 건설교통부를 비롯한 경제
부처는 자민련측이 맡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재경부장관으로는 행정경험이 있는 자민련 김용환 국민회의 장재식의원과
김원길 정책위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김용환 의원은 자민련에서의 향후 역할등을 감안, 당내에 잔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일각에서는 국무조정실장 기용설도 나오고 있다.

외교통상장관에는 국민회의 박정수 부총재가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내부에서 발탁할 경우 홍순영 독일대사 이정빈 러시아대사 박건우
주미대사 등이 손꼽힌다.

건설교통 노동 환경 과학기술 정보통신분야 장관으로는 국민회의측에선
이해찬 정호선의원 노무현 부총재 박영숙 전평민당부총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자민련에서는 이긍규 이태섭 허남훈 강창희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당외인사로 한갑수 가스공사사장 신윤식 하나로통신사장 이용태
정보산업연합회장 서정욱 SK텔리콤사장 등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는 김기환 순회경제대사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박영철 금융연구원장 이헌재 비상경제대책위실무기획단장
이수휴 은행감독원장 신복영 서울은행장 신명호 주택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통일부장관으로는 국민회의에서 나종일 인수위행정실장 정대철 부총재
양성철 의원 등이, 자민련에서는 박철언 이동복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밖에 국민회의 신낙균 부총재와 장명수 한국일보주필 등이 사회문화부처
에 여성몫으로 입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청와대수석 인선에서
탈락한 국민회의 김정길 전의원과 자민련 최재욱 의원도 비경제부처 장관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한편 각료인선에 앞서 단행될 감사원장에는 조승형 신창언 헌법재판관
송종의 법제처장 이세중 변호사가, 안기부장에는 이종찬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한광옥 노사정위원회위원장 천용택 의원 등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