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영근 특파원]

중국의 철강산업정책이 양적팽창에서 질적 고도화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지난 96년 철강생산량 1억t을 돌파, 생산규모면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선
역량을 발판으로 이제 생산효율화와 고부가가치화에 눈을 돌린 것이다.

사실 중국의 철강산업은 생산량 1위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여러
면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1천5백70여개에 달하는 철강업체중 연산 50만t이상이 38개에 불과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규모의 영세성이 그 첫째다.

또 생산품목도 저부가가치제품에 편중돼 있어 자동차 및 가전제품용 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국가계획위원회가 최근 마련한 철강산업 구조조정방안은
생산효율성 제고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연산 50만t 이하의 소규모 제철소를 합병하고 신규 제철소
건설을 지양하는 대신 기존 설비의 확충과 함께 평로와 횡렬식 압연기 등
노후시설을 교체할 계획이다.

또 한국 일본 등 철강선진국들과 협력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같은 구조조정방안에 입각해 베이징 소재 수도강철의 경우 향후 15년간
연간 8백만t인 현재의 생산능력을 유지하되 선진국의 제련기술도입과 노후
설비교체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또 안산철강의 낙후설비인 평로를 교체하고 보산철강의 3기 증설공사를
오는 3월말까지 완료,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밖에 2000년까지 포두제철과 본계제철 마안산제철 등의 냉연시설을 완공,
박판과 아연도강판 생산능력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한편 중국당국은 이같은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드는 재원을 국내외 증시에서
조달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매출액 순위 20위까지는 가능한한 중국내 증권시장에 상장시키는 한편 현재
안산철강 하나뿐인 홍콩증시 상장도 확대한다는게 그 골자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