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가들이 겪고 있는 외환위기는 단지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오히려 정치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11일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통화위원회(Currency
Board)제도는 외환위기해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국무장관은 이날 미 CNBC와 가진 회견에서 "현재 아시아국가들을
휩쓸고 있는 위기상황은 경제적인 이유에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적 문제가
크게 작용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안정이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통화위원회제도는 중앙은행이 충분한 외화만 보유하고
있다면 루피아화를 안정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결국 경제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아시아위기 해결과 관련 지금까지 미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
들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미국은 인도네시아에서 식량
부족 등으로 야기된 사회불안을 해소하기위해서 식량지원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