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12일 "과거 청와대비서실이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
수석비서관이 장관들을 통제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낮 국회귀빈식당에서 김중권 비서실장내정자를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들과 가진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에서 "청와대
비서관은 대통령을 보좌.조언하고 연락하는 일을 맡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박지원 공보수석내정자가 전했다.

김당선자는 북한 방송 청취허용 문제와 관련, "대통령직인수위로부터 아직
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과거 노태우 정권때도 이같은 얘기가 있었고 (북한
방송을) 개방하더라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허용가능성을 시사
했다.

김당선자는 이와관련, "현재 국가보안법은 북한 방송 청취를 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청취 내용을 퍼뜨리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당선자는 또 "남북문제는 공적 기관에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며 밀사나
특사 파견 등은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으며 북한에 이용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이어 대북정책 수립.집행과 관련, "안기부가 정보분야를 맡고
통일원과 외무부 등이 집행기능을 행사하는 것이 좋다"고 역할분담을 강조
했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