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외화자금을 특별융자 받고 있거나 한은특융을 받았던 종금사들
은 2차평가를 통과하기 위해선 경영정상화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권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은 기업이 증자에 참여하는 종금사들도
참여기업 교체 등 증자계획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

종금사 경영평가위원회 김일섭 위원장은 12일 종금협회 회의실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정부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긴 종금사는 그렇지 않은
종금사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차등을 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새한 한길 영남등 한국은행의 도움으로 원화 부도위기를 넘기는
5-6개사와 현재 신용관리기금의 지급보증을 받아 외화자금을 지원받는
9개사 등은 유동성확충 계획에 대한 전면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신용관리기금 외화지급보증을 받고 1차 폐쇄대상에서 제외된 종금사는 삼양
한길 제일 금호 아세아 현대 한외 한솔 등이다.

김위원장은 또 "협조융자를 받은 기업의 증자참여는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
고 말해 신원그룹이 공동경영 대주주로 참여키로 한 대한종금 등 일부
종금사들은 증자계획 수정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솔종금은 당초 고합그룹이 2백억원 증자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고합이
협조융자를 받음에 따라 관계사인 새한그룹으로 증자 참여기업을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오는 25일 이전에 마무리될 이번 2차평가에선 불법이면보증한 CP를 매출한
종금사들이 BIS비율 하락 등으로 인해 폐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평위는 최근 금융기관의 파생상품 투자로 인한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 종금사 부외거래를 집중 파악키로해 파생상품에 무분별하게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종금사들도 이번 평가에서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위원장이 "불법행위 또는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거나 탈세 등
개인적인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경영진의 전원교체 등 경영진 적격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제시해야 인가취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종금업계의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김위원장은 사견임을 전제, "대부분 종금사의 위험관리제도가 허술해
이를 보완하는 조건으로 영업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외환업무
제한 등 조건부로 통과될 종금사가 상당수에 이를 것임을 시사했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