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찾아라"

올들어 2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여 종합주가지수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외국인.

이들은 올해초 한국의 외환및 경제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국주식시장을 산다는 의미에서 싯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대형 우량주를 적극 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1월 3일부터 이달 5일까지 4천5백21억원어치의 한전주를
순매수했고 삼성전자 3천9백83억원, 삼성전관 2천2백24억원, 대우중공업
1천3백3억원, LG전자 9백69억원어치를 매수했다.

그러나 지난달말부터는 약간의 변화를 보이고있다.

이미 주가가 50%이상씩 오른 대형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중소형 우량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있다.

1월말이후 에스원 8백75억원, 신도리코 4백14억원, 메디슨 3백4억원,
한국유리 1백95억원, 대덕전자 1백61억원, 미래산업 1백55억원, 영원무역
95억원 등의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최근 <>영원무역 한국타이어 대덕산업등 수출관련 환율수혜주와
<>가스업체 등 내부유보율이 높고 불황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 <>에스원 신도리코 미래산업 등 독점적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거나
성장성이 유망한 업체들에 관심을 보이고있다.

대부분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기술력을 갖춘 우량주들이었다.

외국인들이 우량주를 매수하는 것은 국내 주주보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30개 상장사를 보아도 알수있다.

삼성전관 삼성화재 주택은행 국민은행 SK텔레콤 LG화학 영원무역 한국유리
국도화학 효성티앤씨 웅진출판 등...

그들이 원하는 기술력우수회사, 유통망확보회사, 재무구조건실회사 등이
모두 주가가 높은 우량주들이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이들 회사를 인수할지는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고있다.

그러나 최근 적대적인 인수합병이 허용됐으므로 앞으로 경영권까지 넘볼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해볼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들 우량기업보다 부도를 냈거나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에 대한 인수합병설이 많이 나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한계기업의 경우 당장 새주인을 찾아야할 필요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해외매각방침이 확정된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시티은행이 매입한다는
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시티은행은 최근 한국의 영업망을 강화하기위해 이들 은행중 한개를
인수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티은행이 이들 대형 시중은행을 통째로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있다.

만일 제일 서울은행이 시티은행으로 넘어가게되면 금융계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도 M&A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D사의 경우 독일의 유력회사가 M&A를 진행중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H사도 대주주 지분 15%를 외국계 회사에 넘기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상아제약 영진약품 삼성제약 신풍제약 등 부도를 냈거나 화의를 신청한
제약업체들에 대한 M&A설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신풍제약은 간디스토마치료제가 세계시장에 널리 알려져있어
바이엘이 실사에 들어갔다는 설이 나돌았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호텔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M&A의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소문이 확인되지 않아 인수가 성사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할
것으로 보인다.

M&A중개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외국인들이 탐문 조사하고있는 단계에
불과하다"며 하반기쯤 가야 구체적인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보고있는 인수대상업체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하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기업, 고환율과 고금리, 내수시장의 급격한 위축 등
경제여건 악화속에서도 시장지배력과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거나 내부
유보가 많아 부도위험이 적은 기업들이 공통점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MF체제하에서 살아남는 기업들은 경쟁업체의
도산과 과잉생산구조 개선등으로 향후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외국인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창 물밑 작업을 벌이고있는 외국인들이 어떤 기업을 1호로 인수할지
관심이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