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통화위원회 도입방침에 대한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반대입장이 전해지면서 루피아화 가치가 폭락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이 통화위원회제도를 고집할 경우 IMF와의 마찰을 불러
통화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자카르타외환시장에서 루피아화는 개장초부터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
오전한때 전날보다 약 28%나 떨어진 달러당 9천1백루피아까지 밀려났다.

시장관계자들은 "외환시장동향은 인도네시아가 IMF의 지원을 받고 싶다면
통화위원회의 구상을 연기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
이라고 분석했다.

또 루피아화의 폭락에 태국시장이 영향을 받아 바트화는 달러당 47바트로
전날보다 3.6%가 떨어졌으며 대표주가지수도 오전한때 전날종가에 비해 2.3%
하락했다.

필리핀의 페소화가치와 주가지수도 전날보다 소폭씩 떨어졌다.

이날 미국의 루빈 재무장관은 "통화위원회가 구상되기 이전에 인도네시아
당국은 많은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그같은 구상에 반대의사를
분명히했다.

또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이와관련, "너무
서두르면 실착을 범할 수 있다"며 여러조건들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IMF의 스탠리 피셔 부총재도 이에 대해 언급, "인도네시아가 통화위원회
제도를 채택, 제대로 운영되게 만들려면 정부정책의 신뢰도가 회복되고 보다
많은 외환보유고가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하르토정부는 지난해 이후 루피아화가 80%나 평가절하되자 통화
가치의 안정을 위해 통화위제도로 정책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과 IMF는 이같은 조치가 루피아화에 대한 새로운 투기꾼
들의 공격을 불러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