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완치될수는 없지만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을 실천하면
충분히 조절가능한 병이다.

특히 최근엔 작용메커니즘이 다양한 약물이 등장하고 있어 환자의 특성에
적절한 약물을 선택한다면 상당한 혈당개선효과를 거둘수 있다.

당뇨병의 약물요법에 대해 연세대 허갑범(내분비내과)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먹는 혈당강하제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적절한 혈당조절이 안되는
인슐린비의존형 당뇨병환자에게 사용된다.

설포닐우레아 계통의 약들엔 글리벤클라미드 글리피자이드 글리퀴돈 등이
있는데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따라서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생성되지 않는 인슐린의존형 당뇨병환자에
게는 소용이 없고 비의존형 환자도 인슐린분비능력이 크게 저하돼 있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또 임신중이거나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은 태아기형을 유발하므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바이구아나이드 계통의 메트포르민은 간에서의 포도당생산및 장에서의
포도당흡수를 억제하며 근육 지방조직등에서 포도당의 세포내 유입을
촉진해 혈당을 떨어뜨린다.

체중증가의 부작용이 없어 비만한 인슐린비의존형 당뇨환자에 적합하며
설포닐우레아계통의 약과 병용된다.

현재 세계당뇨병치료제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약은 식욕부진 오심 설사 등의 부작용을 일시적으로 나타내는데
복용량을 점차 늘리면 이를 완화시킬수 있다.

한편 체내에서 대사되지 않은 형태로 신장을 통해 바로 배설되므로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체내에 약물이 축적되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알파 결합한 이탄당을 일탄당으로 분해하는
알파-글루코사이다제를 억제하는 약이 식사요법과 관련해 중요성을 띠고
있다.

아카보스와 보글리보스 등의 당질분해효소 억제제는 당질흡수를 지연해
식후 혈당이 급상승하는 것을 지연시키고 기존 경구용약처럼 췌장을
자극하지 않아 인슐린의 과잉분비를 유발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에 가스가 차는 부작용이 있는데 보글리보스는 아카보스보다
이런 부작용이 훨씬 적은 대신 혈당저하효과는 다소 떨어진다.

새 당뇨치료제로는 지난해부터 미국 일본에서 사용중인 트로글리타존이
주목받고 있다.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해 소모시키는 인슐린의 기능을 갖춘 이 약은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돼도 혈당이 떨어지지 않는 만성 당뇨병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는 금년 연말께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파킨슨병 치료제인 에르고제트, 암 치료제인 타그레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 세포를 캡슐화한 약들이 임상진행중인데 혈당을
떨어뜨리는 능력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당뇨환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되고 있다.

먹는 당뇨약들은 작용시간이 단축되고 약물체내축적이 감소되는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어 이로 인한 저혈당쇼크의 부작용이 줄고 있다.

주사용 인슐린도 순도가 높아지고 작용시간이 다양한 제품이 나와
당뇨환자의 약물요법이 수월해지는 추세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