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현대 삼성 등 26개그룹은 14일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개선과
오너의 책임경영강화를 골자로 한 구조조정계획서를 비상경제대책위원회에
제출했다.

30대그룹 가운데 부도상태인 기아 한라 진로 뉴코아그룹은 이날 제출대상
에서 빠졌다.

재계를 선도하는 30대그룹이 구조조정의 기본 골격을 확정함에 따라 기업
분야의 구조조정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계열사나 한계사업의
정리 일정을, 삼성은 미국계 펀드인 골드만삭스를 통한 외자조달 방침을
구조조정계획에 포함시켰다.

LG는 오는 2002년까지 부채비율을 2백% 이하로 줄이겠다는 재무구조개선
일정을, 대우는 김우중회장의 주력사 대표이사 등재 계획을 각각 제출했다.

SK그룹은 경영기획실을 99년 폐지하고 최종현회장이 갖고 있는 비주력
계열사의 주식지분 매각대금 1천억원을 주력기업에 출자키로 했다.

30대 그룹은 또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제와 결합재무제표를
도입키로 하고 비서실이나 기조실은 단계적으로 폐지키로 하는 내용을 구조
조정계획에 담았다.

일부 그룹은 핵심사업으로 육성할 주력업종이나 매각 대상계열사 등의
명단은 부작용을 우려, 구조조정계획에 명시하지 않았다.

이들 그룹은 이와 관련해 차기정부측의 문의가 있을 경우는 구두로 시행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비대위는 오는 16일 오전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측 전체회의를 열어
30대그룹의 구조조정계획을 종합 평가, 후속조치를 논의한 뒤 그 결과를
김당선자에게 보고키로 했다.

<권영설.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