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구득난도 없고 통상마찰도 없고"

농업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김치 인삼 송이버섯
표고버섯 백합 등 일부 농산물이 달러를 벌어들이는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15일 농림부와 농협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상승의
여파와 내수부진에 힘입어 김치와 인삼 돼지고기를 비롯 버섯류와 백합꽃
등의 수출이 크게 늘고있다.

특히 김치와 인삼 등 농산물은 통상마찰의 우려도 없고 우리문화도 함께
수출하는 상품이어서 어려운 경제속에서도 효자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지난해 총 4천1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한 김치는 일본인들사이에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올들어 일본으로부터의
수출주문이 쇄도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 관광온 일본인들이 대량
구매해가고 있다.

특히 맵지 않게 맛을 변형한 일본식김치가 아닌 한국식 맛의 김치를
생산하는 전남순천농협산 남도김치가 일본으로부터 주문이 폭증, 1월중
수출계약량이 지난 1년간의 수출량(12t)보다도 많은 50t에 이른다.

농협은 이에 따라 기존의 13개 김치공장중 수출라인을 갖춘 6개
공장중에서 그간 수출라인을 가동하지 않았던 경북 풍산농협과 아산
선장농협, 충북 살미농협 김치공장의 수출라인을 점진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인삼은 저가의 중국산인삼 등에 밀려 90년대들어 해외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해왔으나 담배인삼공사가 올들어 수출시장다양화에 나서고
지난해말 인삼협동조합중앙회가 수출을 시작하면서 주력수출상품으로의
위치회복을 노리고 있다.

인삼조합은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4개월동안 대만에 4백만달러어치의
홍삼과 태극삼을 수출했는데 올들어 말레이시아와 캐나다 등에서 홍삼의
샘플수출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며 최근 중국과 홍콩 등에서도 수출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최근에는 독일과 동유럽에서까지 홍삼수출
오더가 들어오고 있으며 칠레 예멘 터키 등에 최근 홍삼드링크제품이
수출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올해 홍삼수출목표액을 5천8백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0%이상 늘려잡았다.

국내 수요때문에 수출물량이 달리는 자연산 송이버섯은 워낙 고가품이라
올해 국내수요가 지난해의 3분의1로 줄면 국내 생산량의 90%이상을 수출,
4천만달러이상 수출할수 있을 것으로 임업협동조합중앙회는 내다보고 있다.

표고버섯도 국내 경기침체로 내수소비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홍콩과 일본 미국으로부터 수출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