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브랜드 외식업체들이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빠져 있다.

해외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외국 제휴사에
로열티지급 중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설사 합의가 되더라도 영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말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기로 최종 합의한 시즐러의 경우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1주일간 각 점포에 내걸었지만 매출신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자 현수막을 내려버렸다.

시즐러의 최종환 총괄팀장은 "로열티지급을 중단하면 빠져나갔던 고객들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어떤 식의
마케팅기법도 먹혀들지 않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고객들이 "로열티지급을 중단했다고 해서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면 별로 할 말이 없다는 것도 예상되는 어려움중 하나다.

로열티는 통상적으로 매출의 3~4%에 불과하기 때문에 로열티지급 중단으로
얻는 이득을 고객에게 환원하기 위해 가격을 내린다고 해도 인하폭이 미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매출의 3~4%를 지출하지 않으면 업체로서는 큰 이득이지만 외제배격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한 애초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코코스의 강호중 과장은 "코코스도 로열티지급 중단을 요청한 상태이지만
합의가 된후에 어떤 식으로 대외홍보와 마케팅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지난해말부터 로열티를 지불하는 외식업소를 이용하지 말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해외브랜드 외식업체들은 40~50%나 매출이 떨어져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즐러를 시작으로 TGI프라이데이즈 코코스 판다로사
베니건스 등이 로열티지급 중단을 해외 제휴사에 요청한 상태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