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회사의 주주총회시즌이 18일 개막된다.

신도리코와 장기신용은행이 18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3월말까지 상장회사의 주주총회가 계속된다.

이번 주총은 주식시장이 사실상 완전 개방된데다 소액주주권이 강화돼
파란이 예상된다.

외국인 주주의 경영간섭과 소액주주의 주주권행사,이에 맞선 대주주의
경영권방어시도 등으로 올해 주주총회는 어느때보다 박진감이 넘치는
주주들의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의 주요이슈를 점검한다.

<>외국인의 경영간섭 = 올해 주주총회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외국인
주주들의 경영간섭을 꼽을수 있다.

타이거펀드를 비롯한 외국인 주주들이 SK텔레콤에 대해 사외이사를
선임해줄 것과 해외투자시 주주동의를 받도록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대주주나 그룹위주의 경영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게 대다수 외국인
주주들의 생각이다.

상장회사중 외국인 전체 지분율이 30%를 넘는 곳이 30여개사에 이른다.

5%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 대주주도 상당수이다.

외국인 주주들은 어떤 형태로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수주주권 행사 = 증권거래법이 소액주주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정됨에 따라 일반 주주들의 권한은 더욱 커지게 된다.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등 사회단체들은 기업주의 잘못된 경영관행을
이번 기회에 뿌리뽑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표소송권과 이사.감사해임요구권, 위법행위유지청구권, 회계장부열람권
등 소액주주의 권한행사요건도 크게 완화됐다.

소액주주들은 특히 영업실적부진으로 이익금을 배당할수 없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이사해임을 포함한 경영진문책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방어대책비상 = 주식시장의 개방과 소액주주들의 주권강화로
대주주들은 기업경영권방어가 시급해졌다.

이번 주주총회는 지난해말 폐쇄된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만 참석하는
총회로서 경영권을 방어할수 있는 조치를 마련할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상장회사들은 신정부의 요구사항을 주주총회에 반영하고 외국인의
M&A(기업인수합병) 시도를 방어할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정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신주를 제3자에게 배정할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외국인에 대한 신주인수권 배정요건을 정관에 삽입키로
했으며 장기신용은행 현대페인트 한일시맨트 등은 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할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주총회 일정연기 =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주총회일정을 뒤로 미루었다.

지난해의 경우 2월 주주총회를 실시한 회사가 1백94개사였으나 올해는
51개사로 지난해보다 73%나 줄었다.

상장회사들이 주주총회를 연기한 것은 사외이사 선임이나 그룹비서실
폐지 등 신정부의 개혁요구사항을 받아들이고 경영권방어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올해 주주총회는 예년보다 훨씬 늦은 3월중순이후 집중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