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데일리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은 금융위기를 구실로 시장접근확대
약속 이행을 미루거나 새로운 무역장벽을 도입해서는 안된다"며 수입품
시장개방을 촉구했다.

일본방문을 마치고 17일 내한한 데일리 장관은 이날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
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초청 만찬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데일리 장관은 "미국은 금융안정을 되찾고 경제체질을 개선하려는 한국
정부와 국민의 노력을 지지하며 클린턴 대통령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자금지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미국정부가 해야
할 일은 IMF의 역할과는 다르며 자국제품이 팔릴 시장이 열린 상태로 유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미국에 대한 수출만으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한국은 건전한 금융 및 경제여건 마련을 위해
필요한 구조개선을 하고 한발 더 나아가 수입품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평회 무역협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현재의 한국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국민과 정부의 전폭적인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미국의 투자확대를 당부했다.

구회장은 "공정한 가격과 공정한 규칙에 따라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상품에
대해 규제조치가 취해져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미국의 반덤핑 연례재심에서
이미 3년이상 미소마진 판정을 받은 컬러TV 등에 대해서는 국제무역규범과
미국법에 따라 즉시 반덤핑조치 철회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구회장은 미국의 대한 투자확대와 관련,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
(OPIC)가 노동권 보호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92년부터 한국을 투자지원대상
에서 제외하고 있어 미국의 대한투자에 상당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며 미국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