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국제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정환율제(통화위원회제도)의
도입을 고수할 것이라고 샤흐릴 사비닌 신임중앙은행총재가 18일 밝혔다.

사비닌 총재는 이날 국영안타라통신등과의 회견에서 "고정환율제로의
전환은 인도네시아가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개혁프로그램과 배치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정책고수입장을 보였다.

사비닌 총재는 고정환율제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전격 경질된
지완도노 전 중앙은행총재의 후임에 임명된 바있다.

그는 이어 "IMF도 인도네시아의 고정환율제도입에 대해 정면적인 반대를
하지는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앞으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재 이 제도의 도입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소식통들도 이날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중앙은행총재를
경질한 것은 정책고수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회사의 한 금융분석가는 "금융관계자들 대부분이 통화위원회개념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전 중앙은행총재 사이에 갈등이 있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하르토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스티브 행크교수는 전날 인도네시아 언론인협회회원들과 토론을 갖고
"통화위원회 설립에 따른 전제조건은 없다"며 "아르헨티나도 지난91년
이 제도를 채택할 당시 외환보유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