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핵심계열사 선정에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대그룹의 핵심계열사를 3-4개로 줄일 것을
강도높게 주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각 그룹들은 김 당선자의 이같은 주문이 신정부 대기업 정책의 골자가
될 것으로 보고 핵심계열사 선정에 나서면서도 구조조정이 계열사 수의
감축보다는 핵심업종 위주의 재편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 현대 = 자동차, 전자, 건설, 중공업, 정공, 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간주하고 있다.

현대는 이들 핵심계열사를 위주로 나머지 계열사를 통폐합, 매각 등의
방법으로 정리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몇개 계열사로 나뉘어져 있는 관련 계열사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현대는 그러나 핵심계열사들의 경우 대부분 분할경영체제로 후계구도와
관련이 있는데다 비주력 계열사의 정리문제도 쉽지않아 고민하고 있다.

<> 삼성 = 전자, 생명, 물산은 그룹측이 어떤 형태로든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룹의 사실상 최대 계열사이고 삼성생명은 최대돈줄이며
삼성물산은 그룹의 모기업이기 때문이다.

또 미래핵심사업으로 선정한 삼성항공,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삼성전관 등도 삼성에게는 정리할 수 없는 계열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삼성전관, 코닝, 전기 등 전자.전기
부문을 계열화하고 금융부문은 삼성생명을 축으로 각각 계열사를 정리할수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 LG = LG전자와 LG화학은 구본무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을 정도로
그룹측의 애착이 큰 주력계열사이자 모기업. LG정보통신도 LG의 새로운
핵심계열사로꼽힌다.

이에 따라 LG반도체, 산전, 석유화학, 텔레콤 등이 핵심계열사의 우산
아래로 계열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부문인 LG화재도 핵심계열사로 자리잡았다.

LG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주력기업을 선정할 경우 각종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주력기업을 공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대우 = 대우자동차, 대우, 전자, 통신, 중공업, 증권을 포기할 수 없는
핵심업종기업으로 분류한다.

대우자동차는 김우중 회장의 관심이 가장 큰 계열사.

대우전자도 세계경영의 모체계열사로 꼽는다.

대우는 그룹의 모기업이자 세계경영을 위한 패키지 사업으로 꼽고 있다.

대우통신, 중공업, 증권 등도 비중면에서는 마찬가지다.

대우는 다양한 업종으로 마케팅을 벌이는세계경영의 틀에서 수평적
계열화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며 일률적으로 주력업종이나 계열사를
3-6개로 압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 SK = 정보통신, 에너지.화학을 주력업종으로 표방하고 있다.

따라서 SK , SK텔레콤은 자타가 공인하는 핵심계열사다.

종합상사인 SK상사도 최종현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는 핵심기업.

따라서 SK를 중심으로 에너지.화학 분야 계열사를 합병하거나
수직계열화하고 정보통신은 SK텔레콤의 우산밑으로 편입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 쌍용.한진 = 쌍용은 시멘트, 정유, 금융, 건설 등의 사업을 하는
쌍용양회, 쌍용정유, 쌍용증권, 쌍용건설을 핵심계열사로 그룹을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진은 항공운송, 해운수송, 택배서비스 등 운송물류분야를 주력 업종으로
삼아 계열사를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을 핵심계열사로 집중육성, 세계적
종합물류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 한화.효성 = 이미 핵심기업 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한화는 한화,
종합화학, 기계, 증권, 유통 등을 주력 계열사로 꼽고있다.

효성은 효성 T&C(구 동양나이론), 효성생활산업(구 동양폴리에스터)
등 섬유업종 계열사와 효성바스프,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 화학업종의
계열사를 핵심으로 계열사 정리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효성물산, 효성중공업도 핵심계열사로 꼽힌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