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금덩어리가 언제쯤, 과연 나올까 관심을
모아졌었다.
그러던 중 서울 강남지역에서 지난13일 하루동안에만 1kg짜리 금괴가
95개나 나온데 이어 15일에도 서울 논현동성당 행사에서 10여개가 등장,
금 모으기운동이 새 국면에 접어드는 것 같다.
그동안 서민들의 애환과 사연이 얽힌 금가락지 등이 주류를 이루면서 정작
앞장서야 할 부유층이 외면한다는 비난섞인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 금괴의 잇단 등장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희귀성으로 인해 옛날에는 화폐의 기능까지 담당했던 금과 인간사이에 얽힌
사연도 수없이 많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도 따지고 보면 인도에 가서 금을 가져오려는
욕심의 결과였다 한다.
미국의 서부개척이 골드러시의 산물인 것처럼.
18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동부로 전해지면서
그이듬해부터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서부로, 서부로 몰려들었던
것이다.
또 금에 대한 이중가격제 금 달러 교환금지 그리고 금의 공정가격 폐지
변동환율제등을 합의한 76년 킹스턴체제등을 볼때 국제금융사가 금의
움직임을 기록했다고 할 수 있다.
킹스턴체제나 우리의 금모으기운동에 IMF(국제통화기금)이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금모으기운동에 보험도 동참, 보험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바로 제일화재가 전국 각지에서 모아진 소중한 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위험을 보장해주는 운송보험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
물론 보험료는 무료다.
제일화재 임직원이 모은 사우회 기금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18일현재 기업은행등 이행사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에서 총 6백9건의
보험가입신청을 받았으며 보험가입금액만 무려 3백40억5천여만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수집된 금이 금융기관점포를 떠나 목적지에 도달할 동안 도난 분실 파손될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앞으로도 금모으기운동에 참여하는 금융기관 창구는 어느 곳이나 팩스를
이용해 간단히 이보험에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문의처 02-316-8302)
이 보험은 제일화재 한사원이 기존의 국내운송보험에다 금모으기운동을
연계하자는 사내제안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험사의 고유영역을 최대한
살리면서 범국민적 운동에 동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모으기운동을 음지에서 지원하는 이번 사례는 "위험있는 곳에 보험이
있다"는 격언을 다시한번 입증하면서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 수 있는
무궁무진한 시장을 갖고 있는게 바로 보험임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