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등에 설립해 국내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역외펀드(OffShore Fund)를 운용하면서 1조1천억여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자신탁회사도 외수펀드(외국인전용수익증권)에 투자할 외국인을
모집하면서 11억달러가 넘는 역외펀드를 운용해 4천억여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19일 증권감독원은 34개 국내증권사와 6개 투신사에 대해 역외펀드 운용
현황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12월말현재 28개 증권사가 총 26억7백만달러의
역외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외펀드 운용규모중 증권사가 직접 출자한 돈은 11억2백만달러였으며
증권사들은 역외펀드로 하여금 15억5백만달러를 차입하도록 해 이를 국내
주식 등에 투자했다.

증감원은 지난해 국내주가하락으로 역외펀드가 국내주식투자에서 약
6천5백억원의 손해를 입었으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투자한
유가증권의 평가손까지 합하면 총 1조1천3백5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투신사의 경우 한국 대한 신세기 제일등 4개투신사가 총 19개의 역외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는 1억9천만달러의 출자금과 9억5천만달러의 차입금 등 총
11억4천3백만달러규모의 역외펀드를 운용해 4천억여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손실규모는 지난해 12월말 환율인 달러당 1천4백15원으로 계산된
것으로 최근 환율인 1천7백원으로 계산하면 증권 및 투신사의 역외펀드
손실규모는 총 1조8천4백억원에 달한다.

증감원 관계자는 "역외펀드의 출자금액 대비 차입금비중이 증권사는
1백36.6%, 투신사는 무려 6백30%에 달한다"며 "역외펀드의 차입을 막기위해
증권사가 LOC(Letter Of Commitment:지급보증각서)를 교부하는 것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