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골프컨트롤"이 2백회를 맞이했다.

타이틀만 달랐을뿐 10년가까이 칼럼을 써왔기때문에 "횟수"에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요즘의 골프가 IMF에 워낙 주눅든 것 같아 골퍼들 입장에서 글을
엮어본다.

요즘 가장 흔한 말은 "지금 때가 어느땐데" 또는 "아직도 정신
못차렸군"이다.

모든 논리는 이 한두마디에 말문이 막히고 만다.

골프는 "정신 못차렸군"의 가장 상징적 표적이다.

형편이 그렇게 되기도 했지만 분위기상으로 클럽을 잡을 엄두가 안나고
용품 매기도 실종됐다.

그러나 골프의 진실은 엄밀히 "운동, 레저, 스트레스 해소"등 스포츠적
측면에 있는 것이지 사회적 분위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즐기는 골프나 운동을 위한 골프, 그리고 나이든
사람들의 여가를 위한 골프까지 죄악시하면 이 세상에 배겨낼 "행위"가
없다.

실제 이땅의 골퍼들은 IMF가 터지자 일제히 골프장행을 삼간 "착한
사람들"이다.

더욱이 골프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조차 요즘 상황을 보고 "한번은
겪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지금까지의 골프에 허풍이나 환상이 있었던게 사실이니만큼 그것이
걷혀지는 계기나 과정으로서의 "현재"를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달에 한두번 골프치는 것으로 모든 스트레스를 견뎌온 샐러리맨
골퍼들을 "정신 나간 사람"으로 치부할수는 없다.

만약 건전한 골프까지 매도된다면 그것은 건전한 소비까지 죄악시하는
것과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