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해외 유학생 공급처"인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금융위기에
봉착하면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유학수지 흑자국"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국제교육연구소는 18일 내놓은 한 보고서에서 작년말 현재
45만8천명의 외국인이 미국의 대학 및 대학원에 유학, 작년 한햇동안에만
70억달러를 미국내에 풀어놓았으나 올해에는 유학생 규모와 미국내 경제적
기여도 등이 다같이 뒷걸음질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들 유학생의 57%가 최근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등 아시아 출신
이어서 이미 적지 않은 유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중도 귀국하는 등
벌써부터 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미국의 이런 고민과 달리 이웃 캐나다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반사이익"을
노리며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학비가 미국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며 생활비도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캐나다는 과거 미국으로 몰렸던 아시아 유학생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오는 2000년까지 해외 25개국의
캐나다 공관내에 유학정보 센터를 설립키로 하는 등 관련계획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나다에는 현재 9만5천명의 외국인이 유학하고 있다.

이밖에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 다른 영어권 국가들도 자국의 대학들이
미국의 "대안"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 아래 각종 장학금 및 아르바이트
제도를 정비 중이다.

일본도 해외 유학생 유치 경쟁에 가세, 최근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유학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경쟁국"들의 이런 움직임과는 반대로 미국은 예산 긴축 기조에 따라
4백여개소의 해외 유학정보센터를 축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유학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에버렛 제임스 서비스산업 담당 차관보는 17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학들의 외국인 학생 유치를 지원하려는 정부측
열의가 과거에 비해 다소 식은게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올해 브라질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 유학생 유치를 위한 전람회를 여는 등 가능한 예산
범위내에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