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로 인정받은 CD롬드라이브 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DVD
(디지털비디오디스크)롬 분야에서도 한발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겠습니다"

이동근(41) LG전자 CD롬사업부 설계실회로팀장은 LG전자를 세계적인
CD롬드라이브 생산업체의 하나로 성장시킨 장본인으로 꼽힌다.

그는 85년 12월 금성사 오디오사업부에 입사한 이래 줄곧 CD플레이어및
CD롬드라이브 회로설계를 맡아 왔다.

90년 국내 첫 1배속 CD롬드라이브 개발을 시작으로 94년 2배속, 95년
4배속, 96년 6배속 8배속 16배속 CD롬드라이브를 잇달아 개발해 냈다.

또 지난해 5월과 11월에는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24배속및 32배속
CD롬드라이브를 잇달아 상용화하면서 일본 도시바 마쓰시타 등과 어깨를
겨누게 됐다는 평가를 얻었다.

"80년대 후반 CD롬드라이브 개발에 착수할 당시만해도 기술력에서 앞서
있던 일본업체의 제품을 어떻게 하면 잘 모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갖은 고생끝에 기초기술 하나하나를 개발해 내면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게 됐지요. 이제는 우리만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개발프로젝트
를 진행할 만큼 독자적인 기술력을 쌓았습니다"

이팀장은 이에따라 최근에는 다른 회사의 제품은 자체 개발한 CD롬드라이브
에 대한 성능을 비교평가할 때 자료로만 활용한다고 귀띔했다.

"32배속 제품이 상용화되면서 CD롬드라이브 개발기술은 한계에 도달했다는게
개발자들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디스크 속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는
까닭이지요. 따라서 현재는 CD롬드라이브 가격을 낮추는 작업과 함께 CD-RW
DVD롬 등 다른 광기억장치에 대한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DVD롬드라이브 시대가 개막될
때에 대비, 이 분야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팀장은 이번달부터 2배속 DVD롬드라이브 수출이 시작된다며 조만간
4배속 DVD롬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컴팩 IBM 휴렛팩커드 등 세계적인 PC업체들에 CD롬드라이브를 공급한
경험은 앞으로 DVD롬 사업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이들 업체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술수준을 만족시킬 실력과 함께 신뢰를 쌓아 놓은
까닭이지요"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팀장은 93년 고려대에서 산학연과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95년에는 4배속 CD롬드라이브를 개발한 공로로 제1회
멀티미디어 기술대상을 수상했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