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와 종합상사들이 물물교환 성격인 구상무역을 통해
중소업체들의 동남아지역 수출미수금 상환 알선에 나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금융위기로 이 지역에 대한
수출대금 회수가 어려워짐에 따라 무협과 종합상사들은 구상무역을 통해
현지로부터 원자재 등을 반입, 중소업체들의 수출미수금 회수에 충당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무협은 최근 통상산업부와 종합상사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1단계로 통산부와 종합상사, 원자재 실수요업체,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등이 참여하는 "구상무역 추진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무협은 이와 함께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동남아 수출미수금 실태파악에
착수하는 한편 동남아 각국의 상무부와 현지 상공회의소 등과 접촉,
구상무역의 중개알선을 담당할 창구를 마련해 주도록 요청키로 했다.

무협 관계자는 "수출미수금 현황이 일단 파악되면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동남아 수입업자들로부터 해당액 만큼의 원자재와 상품 등 현물을
넘겨 받아 종합상사들이 이를 자체 수출네트워크를 통해 처분, 중소업체들의
미수금을 청산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이미 현물상환 등의 방법으로
수출미수금을 대부분 정리했지만 중소업체들은 자체 마케팅능력 부족으로
동남아국가들과의 구상무역에 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구상무역이
활성화되면 수출미수금 회수는 물론 앞으로 우리기업의 현지 수출이 되살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