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중은행들이 신용장개설에 따르는 각종 수수료를 무더기로 인상
하면서 종전에는 없던 새로운 수수료목까지 신설해 무역업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3일 한국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은 이날부터 수입신용장
개설때 지급보증수수료로 징수하는 텀차지(Term Charge)를 종전 수출용
원자재 0.1%, 내수용 0.18%(각각 3개월 기준)에서 0.2%와 0.25%로 각각
인상했다.

또 수출자 기한부신용장 거래 수수료는 0.4%에서 0.5%로, 로컬신용장개설
수수료는 0.065%에서 0.1%로 올렸다.

은행중에는 이같은 기존 수수료의 인상과는 별도로 새로운 수수료 항목을
신설한 곳도 있다.

모 은행은 수출대금으로 들어온 외화를 타은행으로 이체할 때 징수하는
대체료를 신설, 이체금액의 0.3%를 징수하고 있다.

또 신용장매입(네고)에 따른 대출금리성격인 환가료 이외에 가산요율이라는
새로운 수수료를 신설, 기한부 수출신용장 거래의 경우 결제일이 1백80일
이내는 연 0.5%의 가산요율을 적용하고 1백80일을 초과하면 초과기간 기준
1.0%의 가산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인수도조건(D/A)서류 방식의 거래도 90일까지 2%, 1백80일까지는 3%의
가산요율이 각각 신설됐으며 1백80일 초과할 경우 종전 1.5%인 가산요율이
5%로 대폭 인상됐다.

은행들이 이같이 신용장개설 및 네고에 따른 외환수수료를 대폭 인상한
것은 외화자금난과 기업부도 우려에 따른 리스크 증대를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정권교체기를 맞아 행정당국의 감독이 느슨해진 것을 틈타 은행들이
고율의 수수료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은행들의 이같은 조치가 수출촉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
수수료 실태파악에 착수하는 한편 당국에 외환수수료 인상철회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