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기업 및 금융기관의 해외차입이 90년대들어 처음으로 감소한
가운데 차입금리가 크게 높아진 것은 물론 상환기한도 현저히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직접차입(loan)
과 채권발행을 통해 해외에서 차입한 자금은 총 2백89건 2백53억3천2백만달러
로 지난 96년과 비교해 건수는 31.7%가 감소했고 금액은 11.4%가 축소됐다.

부문별로는 직접차입이 1백3억1천7백만달러로 12.4% 감소했고 변동금리채권
이 51억9천3백만달러로 25.7% 줄었으며 주식연계채권은 18억7천5백만달러로
31.5%나 위축됐다.

다만 고정금리채권을 통한 차입은 79억9천4백만달러로 전년 대비 12.7%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 기업 및 금융기관의 해외차입은 90년 이후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지난 94년 1백57억7천5백만달러, 95년 2백6억7천8백만달러, 96년
2백86억3백만달러 등을 기록했었다.

한편 지난해에는 차입여건도 크게 악화돼 직접차입의 경우 가산금리
(스프레드)가 전년의 평균 0.57%에서 0.72%로 상승했으며 평균만기도
6.5년에서 4.6년으로 2년 가까이 짧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융기관의 경우 차입금의 상환만기가 지난 95년 4.7년에서 96년
3.0년, 97년 2.0년 등으로 급격히 단기화됐으며 기업의 경우도 선박.항공사
를 제외할 경우 평균만기가 95년 6.0년, 96년 4.5년, 97년 3.8년 등으로
축소됐다.

<박기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