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대형공연은 성공한다".

1930년대 대공황때 미국에서 생겨난 공연계 명제가 98년초 한국에서도
입증됐다.

불황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레저대신 비교적 싼값에 가족끼리 즐길수
있는 공연관람이 늘어나는 등 소비행태가 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8년 들어 이뤄진 대형공연은 "불효자는 웁니다"(MBC), "눈물젖은 두만강"
(SBS), "넌센스"(연극협회), "오셀로"(영국로열내셔널시어터) 등 4편.

요즘같은 불황에 과연 성공할까 하는 의문가운데 막이 올랐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재 국립극장에서 공연중인 6시간짜리 완판창극 "춘향전"도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흥행대열에 올랐다.

이같은 대형공연의 성공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불효자..."와 "...두만강"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파조, "넌센스"는
하희라 신애라 등 연예인들의 유명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춘향전"과 "오셀로"의 경우에는 희소성과 작품성이 흥행을 뒷받침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이보다 주된 원인은 IMF불황기를 맞아 공연관람이 새로운
여가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불효자..."와 "...두만강"의 효도티켓이 불티나게 팔렸으며 "넌센스"엔
어린이관객이 많이 입장했다.

김휴종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소비지향적
문화향유 대신 저렴한 가족단위 문화소비가 주류를 이룬다"며 "이는 불황이
끝나더라도 주된 소비패턴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박준동 기자 >

[[[ 98년초 주요공연 흥행실적 ]]]

<>.불효자는 웁니다 -공연일정 1.10~19
공연횟수 19
총관객수 8만여명
객석점유율 85%
유료입장률 83%
입장수익(천만원) 150
순이익(천만원) 60

<>.눈물젖은 두만강 -공연일정 2.3~18
공연횟수 30
총관객수 5만2천여명
객석점유율 77%
유료입장률 85%
입장수익(천만원) 117
순이익(천만원) 57

<>.넌센스 -공연일정 1.31~2.5
공연횟수 12
총관객수 2만5천여명
객석점유율 60%
유료입장률 72%
입장수익(천만원) 55
순이익(천만원) 27

<>.오셀로 -공연일정 2.11~20
공연횟수 12
총관객수 7천2백여명
객석점유율 99.2%
유료입장률 82%
입장수익(천만원) 15
순이익(천만원) 5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