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불안과 내수침체...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요즘 지구촌 상당수 기업들의 고민거리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날 방법은 없을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소니사에 대한 사례연구를 통해 한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정답은 다른 회사와의 "전략적인 제휴".

위기의 시대에 위험을 줄이며 내실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지적이다.

소니는 지난해부터 디지털위성방송 고밀도집적회로(LSI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기업들과 손을 잡아왔다.

9월에는 도요타자동차와 합작으로 LCD(액정표시화면)생산기업 설립을
확정지었다.

올해는 경쟁사인 후지쯔와 함께 차세대 LSIs를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디지털위성방송분야에서는 퍼펙트TV사와 J스카이B와의 제휴에 깊이
간여하면서 상당한 "권리"를 확보했다.

오는 4월부터는 이 부문에서 많은 이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3.4분기 소니의 총 이익은 역대 "분기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다른 가전업체들의 이익이 급격히 꺾이고 있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물론 이익구조를 보면 아직 전통적인 주력분야인 컴퓨터게임사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컴퓨터게임사업부인 플레이스테이션 홈게임머신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익이
전체수익의 25%선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성장속도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개발한 상품들이 훨씬 빠르다.

시작한지 얼마안되는 영화사업 등 엔터테인먼트분야는 벌써 총이익의
15%를 차지한다.

때문에 앞으로는 성장둔화가 예상되는 컴퓨터게임같은 종전의 "주력상품"
의존도를 줄이고 전략적제휴를 통해 다각화하며 개발하는, 이른바 흐름을 탄
"일시상품"의 의존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전략적 제휴는 통화불안도 해소시킬 수 있다.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화에 비해 지속적인 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달러로 투자하는 외국기업과의 제휴로 환손실을 거의 보지 않아도
된다.

라이벌인 NEC와 후지쯔의 경우 지난해 환율변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소니는 지난 9개월간 오히려 8백30억엔의 환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제 전략적제휴를 통한 합작투자만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소니의 사령탑인 오가 노리오 회장의 선언이다.

<육동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