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와 과천제2정부종합청사에도 별도의 집무실을
둬 국정을 직접 챙기는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대통령이 집무실을 세군데나 둔다는 것은 보다 현장에 가깝게 다가서
국정을 수행하는 엘리트들과 호흡을 같이하겠다는 의지이다.

이는 당선자시절에도 수시로 외환보유고 현황을 보고받을 정도로 꼼꼼하고
빈틈없는 업무스타일과도 어울린다.

김대통령의 경제국정운영 스타일은 어떨까.

부문별로 살펴본다.

<> 정책결정과정 =김대통령은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는다.

김대통령의 핵심측근은 "김대통령은 누가 어떠한 조언을 하든지 쓸모없다고
외면하는 법이 없으며 상대방의 장점을 취하는데 탁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번 생각한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처음 생각한 아이디어가 완벽하기는 참으로 어렵고 평범한 사람은 첫번째
생각의 잘못을 반성하는데 그친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한번 더 생각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려고
애쓰는 체질이라고 측근들은 말한다.

<> 국정운영및 인사스타일 =대통령의 측근들은 "경제정책의 큰 방향은
김대통령이 직접 챙기겠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정책결정은 장관에게 책임을
부여하면서 맡길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 등은 주요한 정책결정과정에서 대통령과 가장
가깝게 있는 토론멤버이자 국정현황을 대통령이상으로 잘 살핀뒤 보고하는
참모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비상경제대책위의 한 중진급인사는 "김대통령이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따지는 스타일이어서 업무보고시 진땀을 뺀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김대통령은 특히 숫자에 매우 밝고 주요지표를 잘 기억하고 있어 보고자를
긴장시킬때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의 용인술에 대해서는 한번 일을 맡기면 "이 정도로 가도 되는가
의심이 갈 정도"로 맡겨두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결정적인 과오를 범하지 않는한 장관을 경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측근들은 말한다.

풀기 어려운 현안에 부딪쳤을때는 어떻게 헤쳐 나갈까.

"상황인식은 철저히, 대응은 유연하게" 할 것이라는게 측근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김대통령은 국민여론을 바탕으로 이해당사자를 끈질기게 설득해 나가는
특유의 참을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또 "국민과의 TV대화"를 1년에 2~3차례 열어 국정전반에 대해
국민의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김대통령은 이자리를 빌려 대국민 설득에도 나설 예정이다.

<> 세일즈대통령 =김대통령은 당선된 뒤 외국의 정치인이나 경제인을
불문하고 반드시 외국자본의 국내유치에 관한 개방정책을 설명하곤 했다.

김대통령은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은 시대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해외순방때의 기업인 수행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졌다.

기업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에만 수행토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