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잇따라 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부터 대규모 실권이 발생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4백10억원의 증자를 추진중인 한진투자증권은
유상신주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으나 청약하는 직원이 한명도
없었다.

이에따라 한진증권은 구주주에 대한 유상증자 신주배정비율을 당초
0.45주에서 0.56주로 높이기로 했다.

한진증권 관계자는 "대주주가 청약을 하더라도 발행가(5천원)가
현재주가(2천3백50원)보다 훨씬 높아 일반주주 대부분이 실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 1천5백억원의 증자를 실시하는 쌍용투자증권도 우리사주조합의
청약을 받은 결과 77.22%에 달하는 실권이 발생했고 이에따라 구주주에
대한 신주배정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 제일종합금융도 1천2백억원의 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사주조합
우선청약분에서 전량 실권이 발생해 배정비율을 주당 2.4주로 높였다.

금융기관들이 이번 증자에서 실권주를 처리하지 못해 당초 목표했던
만큼 증자를 하지 못하면 신용도가 크게 하락하기 때문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진증권과 제일종금은 대주주의 청약규모를 최대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쌍용증권은 외국회사에 실권주를 넘겨 지분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금융기관들이 증시여건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증자를 추진하고 있어 실권주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