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설비를 헐 값에 사고 팝니다"

경기침체 및 잇따른 기업부도 여파로 중고설비 매물이 쏟아지면서 산업
설비의 평가.매각대행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회사가 등장, 눈길을
끌고있다.

서울 역삼동에서 이달들어 업무를 시작한 헨리뷰처코리아(대표 조명계)가
바로 그회사.

유럽 최대의 고정자산 평가 및 처분대행 컨설팅회사인 헨리뷰처사의
한국지사이다.

헨리뷰처코리아의 취급품목은 공작기계류 첨단산업플랜트 석유화학.에너지
관련 플랜트 철강플랜트 건설장비 광산설비 자동차및 부품생산설비등
설비류를 총망라하고 있다.

이회사는 25일 경남 창원에서 대규모의 "중고 공작기계 세일전"을 열었다.

공장에서 설비를 일일이 소개하고 구매상담을 펼치는 이색 전시회이다.

이에앞서 회사측은 창원 차룡단지내 부도난 복산기계사의 설비를
일괄구매했다.

이행사에는 국내 수요자는 물론 독일 프랑스 남아공 인도 이탈리아
미국등 세계 각국의 헨리뷰처 고객들이 참여, 머시닝센터 7대, NC선반
11대, 기어장비 26대등을 놓고 26일까지 구매활동을 벌인다.

"국내에서 사장된 유휴설비는 최소한 10조원 규모로 추정돼 이분야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회사 조사장의 분석이다.

헨리뷰처에 업무를 시작한지 일주일여동안 약 1천억원대의 유휴설비
처분주문이 몰려든 것은 이를 잘 반영한다고 조사장은 밝혔다.

그렇다고 아무나 이런 중개업무를 할수있는 것은 아니다.

"자산평가능력 자금력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는게 조사장의 지적이다.

헨리뷰처의 경우 1백여년간 이업무를 수행하면서 노하우를 쌓았고
산업별로 자산가치를 평가할수 있는 전문가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것.

28개국에 지사를 두고있어 글로벌 영업이 가능한 것도 이회사의 강점이다.

때문에 한국지사에서 라인별 기계 리스트 내역을 헨리뷰처 영국본사로
보내면 신속히 가격을 산정해 지사로 알려주고 필요시 전문가가 내한해
구매 및 판매상담을 펼치기도 한다.

"중고품과 낡은 것을 재활용하는 나라는 통념과 달리 대부분 선진국들
입니다"

따라서 한국에는 고환율의 IMF시대가 오히려 산업플랜트 수출확대의
호기가 될수있을 것이라는 게 조사장의 전망이다.

조사장은 "중고기계를 재활용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상당한 비용절감
및 수출증대방안이 될수있는 데도 국내에는 부동산외 산업재산을 평가할수
있는 기관이 없다"며 헨리뷰처가 이런 역할을 대신하겠다고 강조했다.

(02)3453-1116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