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지도가 바뀌고 있다.

경제환경이 급속히 바뀌면서 블루칩 대열에서 멀어지는 종목들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 현대미포조선 에스원 삼성중공업 메디슨 대덕전자 영원무역
등은 외국인들이 듬뿍듬뿍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한도가
55% 확대되기전인 지난해 12월10일에 비해 지난 24일 현재 주가가 70%이상
올랐다.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35.3% 오른데 비하면 2배이상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한국전력 포항제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한국타이어 등
전통적인 블루칩들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가치가 우량하고 영업실적도 좋으며 시장지배력을 갖춘 이들 대형
우량기업들은 여전히 주식시장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외국인에게 시장을 개방한 지난 92년이후 언제나 1년에 한차례이상
상승장세에서 큰 시세를 냈고 오랫동안 주식시장의 관심을 모은
베테랑들이다.

그러나 과거 블루칩으로 대접받던 종목들중 쌍용양회 현대건설 롯데삼강
제일모직 비와이씨 삼성물산 등은 서서히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블루칩의 개념도 달라지고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건축경기가 불황에 빠지고 계열사 부실화와 함께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고
영업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새로운 유망주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있다.

대신에 기술력을 갖추고 재무구조가 우량하며 성장성이 돋보이는
종목들이 신블루칩군을 형성하고 있다.

신도리코 부산도시가스 한국화인케미컬 호텔신라 한국제지 새한정기
한라공조 한일시멘트 동아타이어 등 주로 외국인의 주목을 받으며
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SK경제연구소 박용선 투자분석실장은 "외국인 한도가 55%로 확대된 이후
3조원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으나 기존 블루칩의 한도소진율이
높아지면서 이들 종목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블루칩으로 떠오르는 이들 종목에 대한 시장관심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지속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블루칩으로서 자리를 굳히는데는 좀더 시장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