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의 여야간 민주적 정권교체로 탄생한 김대중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가 25일 출범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앞 광장에서 각계 인사
4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임기 5년의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김대통령은 "국난극복과 재도약의 새 시대를 엽시다"란 제목의 취임사를
통해 "오늘은 이 땅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가 실현되는 자랑스러운
날이고 민주주의와 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려는 정부가 마침내 탄생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대통령은 "지금 우리모두는 땀과 눈물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를 극복
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경제위기와 관련, "파탄의 책임은 반드시 국민앞에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진상규명의지를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어 "오늘의 위기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조화 발전을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부정부패는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물가안정 없이는 어떠한 경제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면서
"대기업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중소기업은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양자가
다같이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국민의 정부가 대기업과 이미 합의한 5대개혁, 즉 기업의
투명성, 상호지급보증의 금지, 재무구조개선, 핵심기업의 선정과 중소기업에
대한 협력, 그리고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책임성 확립을 반드시 관철시켜 이
나라 기업의 오랜 고질을 청산하고 우리 경제를 개혁할 것임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특히 "기업의 자기개혁노력도 엄격히 요구할 것"이라고 거듭
대기업개혁의지를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와함께 지난 91년 채택한 남북기본합의서의 실천을 통한
남북문제의 해결 필요성을 강조한 뒤 남북기본합의서에 의한 특사교환을
제의하는 동시에 "북한이 원한다면 정상회담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국민의 정부는 어떠한 정치보복도 하지 않겠다"고 천명
하면서 "다시는 무슨 지역정권이니 무슨 도 차별이니 하는 말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선언했다.

<허귀식.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