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에 대한 외국의 시각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분위기다.

한국 정치사상 최초의 야당출신 대통령인 점 그리고 당선 이후 국제통화기금
(IMF)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한국의 대외신뢰도를 높였다는 점에서는 "현실적
이며 믿을수 있는" 지도자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소야대 정국에서 실업률증가 관료및 재벌개혁 등 다양한 현안을
풀어 나가는데는 어려움도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5일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 김대통령을 "현실적
지일파"라고 지칭한후 과거 정권과는 달리 실리에 바탕을 둔 합리적 현실적
으로 대외관계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중국의 주방자오(주방조) 외교부대변인은 24일 정례 뉴스브리핑에서
"김대중 선생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며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김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후 "인간적 자질면
에서뿐 아니라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모범적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당선후 외국기업 차별철폐 노사정합의 등 김대통령의
경제개혁 방향을 나열하고 "과거로부터 극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방향은 적절하다"는 필립 모리스 한국지사장의 평가를 인용, 전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등도 김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최근 80%를 웃도는 사실을 들어 "한국인들은 김대통령과 함께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또다시 도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IMF 경제를 끌어가야 하는 그의 무거운 짐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L.A.타임스는 김대통령이 고통스런 개혁을 요구하는 IMF와 사실상 공동
통치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그의 앞에 가로놓인 엄청난 문제들을 해결
하려면 우호적인 국민감정과 개인적 용기, 그리고 정치적 지략이 필요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르몽드지도 김대통령은 우울한 경제전망을 안고있는 나라의 수장을
맡게돼 즐거워 할수 없는 처지라며 "특히 진보적 성향의 김대통령이 극단
보수주의자인 김종필씨와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며 동거정부의 문제점을
적시했다.

[뉴욕=이학영 도쿄=김경식 런던=이성구 베이징=김영근 파리=강혜구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