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코리아는 세계적인 반도체업체인 TI사(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지난77년
설립한 현지법인.

"규모는 작지만 현지화에 성공한 가장 모범적인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이회사는 각종 첨단 반도체제품과 전자제어부품등의 수입.판매부터
시작했다.

지난89년에는 충북 진천에 전자제어부품 생산공장도 세웠다.

지난해에는 3백여명의 직원이 2천1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회사 매출의 상당부분은 국내 생산공장에서 생산한 부품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국내 진출 해외기업들과는 달리 자체 연구소를 설립했다.

여기서 다양한 기술개발에 나서 국내 기술발전에도 일조하고 있다.

특히 본사와 현지의 경영기법을 결합한 현지화된 경영기법을 구사해
업계에서 "토착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부품공장은 TI본사가 1백%(1천9백만달러) 투자해 설립했다.

2백여명이 근무하는 이 공장에서는 자동차나 냉장고 에어컨등 각종
전자제품에 쓰이는 자동온도조절장치등의 부품이 생산된다.

이들 제품은 국내업체에 공급되기도 하지만 직접 베트남등 동남아에
수출되기도 한다.

이 공장은 지난해 7백여억원어치의 부품을 생산, 이회사 매출의 약30%를
차지했다.

이중 2백억원정도가 수출액이다.

손영석사장은 본사로부터 3천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끌어들여 2000년까지
3단계 공장증설을 마칠 예정이다.

그는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TI가 한국에 직접 투자한 자금은 연구소를
합쳐 5천만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지난88년 설립된 DSPSC(반도체응용기술연구소)는 자체 기술개발은 물론
국내기업들과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DSPSC는 통신기기와 각종 멀티미디어, 컴퓨터 주변기기등에 사용되는
DSP를 개발하고 국내 업체에서 의뢰해오는 ASIC(비메모리반도체)를 설계해
주고 있다.

연구인력은 20여명.

이들은 삼성 LG등과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의 기지국장비를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ETRI(전자통신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국산 TDX(전전자교환기)개발사업에도
참여했다.

TI코리아는 기술인력의 교육에도 열성적이다.

본사가 정책적으로 실시하는 연40시간의 기본교육이외에 연간 3-4명의
기술인력을 미국 본사나 일본등에 파견, 선진 기술을 습득케 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업체의 스카웃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이때문에 TI코리아를 "기술 사관학교"라고 부르기도 한다.

TI코리아의 경영기법도 토착화된 케이스.

이 회사는 지난해 진출 21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인 사장을 맞았다.

2백97명의 전체 임직원도 재무담당 이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인이다.

경영에서도 공동체 사회에 익숙한 우리나라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회사 조직을 팀단위로 구성했다.

개인중심인 본사와 다르다.

성과급도 팀별로 제공, 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창출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상반기중에 퇴직금조기청산제를 실시해 직원들의 재테크를 도울
방침이다.

TI코리아가 벌이는 다양한 DSP 관련 행사도 관심을 끈다.

이회사는 지난94년부터 격년제로 DSP디자인 컨테스트를 개최해오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이 분야에 대한 국내 기술인력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KAIST(과학기술연구원)과 한양대, 연세대등 3개대학에 무료로 DSP연구실을
설치했으며 올해안에 3개대학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박수진기자>

[[ TI 코리아 연혁 ]]

<>1977년 1월 영업사무도 개설
<>1988년 5월 현지법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코리아 주식회사 설립
<>1989년 5월 진천부품생산공장 기공식
<>1989년 11월 진천공장 준공
<>1995년 9월 진천공장 2창 증설완료
<>1996년 9월 아남과 기술 제휴
<>1997년 1월 LG 전자로 부터 최우수 공급업체 수상
2월 제3회 DSP 디자인 컨테스트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