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으로 7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공인회계사와 펀드매니저
증권사간부 등이 낀 작전세력 12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1부(안대희 부장검사)는 26일 태평양종합산업 주가조작으로
27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정재섭(40.공인회계사)씨와 한일이화 주가조작으로
24억원을 챙긴 이혁희(33.증권브로커)씨 등 작전세력 6명을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주)금비의 주가를 조작한 김열호(60.명지주택 대표)씨로부터
1억2천만원을 받고 이 회사 주식 3만주를 통정매매해준 유정현(35.충청은행
펀드매니저)씨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으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정씨와 공모, 기업설명회를 통해 태평양종합산업의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임용국(43.미래투자자문대표)씨
등 2명을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고교동창인 대우증권 전지점장 박씨 등과 공모,
지난 96년 4월부터 6개월간 태평양종합산업 주식 1백30만주를 고가매수주문
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1만9천9백원에서 6만8천원까지 상승시킨 뒤 이를 처분,
2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 작전세력들은 단기간에 주식매집이 쉬운 자본금 35억~1백20
억원의 소규모 업체이거나 신기술개발설 경영권 분쟁 등으로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회사를 선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부장은 "주식시장의 공정거래질서가 확립되지 않고서는 국내투자자는
물론 해외투자자로부터 외면당해 주식시장 침체를 가속시킬 수 밖에 없다"며
"신설되는 금융감독위원회 등과 협조해 증시에 대한 상시감시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심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