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적발된 증시의 작전세력들은 고전적인 주가조작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고가매수주문외에 허위루머유포, 허위표시에 의한 시세조종 기법을 구사
했다.

이들은 먼저 자본금 규모가 적어 단기간내에 주식매집이 가능한 종목을
타켓으로 삼았다.

그후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작전대상회사에 대한 인수합병설 또는 신기술
개발설을 유포해 투자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일례로 자본금이 50억원에 불과한 (주)금비 주식을 미리 산 다음 차세대
유리병 제조기술개발설과 의류 화장품산업진출설 등을 퍼뜨리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또 정재섭씨의 경우 지난 96년 9월 태평양 종합산업의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도록 부추기는 수법을 썼다.

자외선 차단 유리병제조기술개발에 따른 수요폭발로 이 회사 주가가
30만원까지 상승할 것이 확실하다며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

통정매매나 상한가 매수주문 등을 통해 주식거래가 왕성한 것처럼
위장하는 전술도 함께 구사했다.

연속적인 고가매수 주문과 서로 짜고 매수 매도주문을 동시에 내는 통정
매매, 개장 초에 전일 종가대비 하한가로 나온 매도주문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매수주문을 내는 등이 이들이 애용한 대표적인 방법들.

구속된 전대우증권 지점장 박동식씨는 지난 96년 7월 30일 태평양종합산업
주식의 거래가격보다 1백원 높은 가격에 다량매수주문을 내는 방법으로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박씨는 약 3개월간 총 2백42회에 걸쳐 이같은 고가매수주문을 통해
1만9천9백원하던 주가를 3배가 넘는 6만8천원까지 상승시켰다.

기관펀드매니저들도 들러리로 동원됐다.

이들은 작전 초기 주식대량매집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했다.

<최명수.이심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