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아파트관리회사를 그만둔 강희동(38)씨는 요즘 보석상을 열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3월초 서울 종로5가 혜화동에 결혼예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매장을
개장하기 때문이다.

평소 보석에 관심이 많던 강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친구가 하는
보석도매상에서 일을 도우며 창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어깨너머로 배우기에는 너무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 종로3가에
있는 이상언 보석감정원을 찾았다.

1달 23만원을 내고 5개월 과정의 보석전문가 과정에 등록했다.

강씨는 "보석상을 하려면 보석을 우선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보석감정기능사 자격증도 딸 작정입니다.

또 디자인에 대한 안목도 키우기 위해 건국대 사회교육원에 수강신청도
했습니다"고 밝혔다.

강씨의 창업비용은 임대보증금 1천3백만원에 전시용 물건구입비 1천만원,
월 임대료 50만원 정도이다.

현재 IMF여파와 금 모으기 운동으로 보석 수요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예물시장은 그래도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그럭저럭 꾸려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6년말 카 인테리어 가게를 정리한 김모씨의 창업구상은 더
진보적이다.

김씨는 호주에서 오팔을 싼 가격에 수입해 이를 제품화해 국내와 동남아,
중국 등지에 팔 생각이다.

보석은 가공에 따라 몇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임을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석상을 차리기 위해서는 보석감정과 보석세공
보석디자인 등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추는게 필수라고 조언한다.

이상언 보석감정원 원장은 "보석분야는 재미가 있지만 쉽지가 않다.

보석을 아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냥 손님이 와서 보석을 사가기만 기다리는 직업이 아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개척한다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로 창업에 들어가지 않고 자격증을 취득해 관련 업계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직자들은 단 한번의 실패로 재기불능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사전준비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무료로 강의를 해주는 직업전문학교 대학 등 교육기관을
다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직업전문학교는 실무중심의 교육으로 자격증 취득을 도와주고 취업까지
알선해준다.

현재 경기직업전문학교와 이리직업전문학교에 귀금속공예과가 개설돼
있다.

이리직업전문학교(0653-831-2106)는 지난 14일 원서가 마감됐는데 75명
모집에 2백77명이 몰렸다.

경기직업전문학교(0339-350-3120~4)는 24일까지 원서를 마감한다.

이곳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교육비용 일체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해주는
각 대학과 전문대학의 재취업강좌를 기대할 수 있다.

아직 노동부가 강좌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3월부터 숙명여대 원광대
대구효성가톨릭대 전남대 서일전문대 동신전문대 등이 귀금속가공기능사
자격증반을 개설할 예정이고 건국대와 경기대(수원)가 보석가공디자인
과정을, 이화여대가 보석감정사 과정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이상언보석감정원(743-2184) 등 기술학원도 노동부로부터 훈련비용을
지원받게 되면 실직자들은 무료로 강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자격증시험은 귀금속가공기능사 1급의 경우 올 8월, 2급은 9월에 치른다.

보석가공기능사는 9월에 실시하고 보석감정기능사는 3월과 8월 등
2차례에 걸쳐 시행한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