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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실종된 '3.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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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온 현재속에 살고 있다.

    특별하게 변화한 것을 제외하면 우리가 행동하고 사고하며 지향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그 훨씬 전부터 오랜 세월동안 행해져 왔고 또 고려돼온
    것들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나머지 과거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조차 잊고 사는 경우가 더 많다.

    한때는 유별나게 중시됐던 "3.1운동"도 지금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중
    하나일뿐이다.

    "3.1운동"의 민족사적 의의는 당시 2천만 온 민족이 일치단결해 일제에
    항거했다는 점과 그것이 비폭력이라는 한국의 독특한 투쟁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으로 축약된다.

    민족이 일치단결해 죽음을 불사하고 시위를 할 수 있었던 원천은 그
    지향점이 민주시민적 민족주의였다는데 있다.

    그 해 4월초 상해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민주공화정체의 정부가
    수립됐다는 사실은 3.1정신이 그대로 주권재민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7천5백9명이 살해되고 1만5천9백61명의 부상자를 냈으며 4만6천9백
    48명이 체포되고 7백15동의 가옥과 47개소의 교회가 파괴되는 엄청난
    무력탄압을 받았어도 비폭력으로 항거한 점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 주고 있다.

    "3.1운동" 1개월 후에 인도에서 "사타그라하운동"이, 중국에서 "5.4운동"이
    일어난 것을 보면 이 운동이 외국 민족주의 운동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내일은 79번째 맞는 "3.1절"이다.

    "국민의 정부"라는 명칭을 내세워 과거 어느 정권보다 "주권재민"을
    강조하고 있는 새정부도 독립선언서 낭독, 대통령기념사, 3.1절노래로
    이어지는 틀에박힌 짤막한 기념식은 거행할 테지만 여전히 특별한
    기념행사는 준비한 것이 없다.

    연말연시 연휴때는 그렇게도 특집마련에 기승을 부리던 TV방송사들도
    IMF의 여파때문인지 기념식중계를 빼면 관심을 끌만한 특집프로가 없고
    영화나 재방송할 계획을 짜놓고 있다.

    신문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 "3.1절"은 실종된 것일까.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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