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이 외화차입난을 겪으면서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한
복합거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따라 자원개발 등 해외투자사업은 물론 프로젝트성 플랜트 수출은
모두 끊긴 상태이며 종합상사의 기능이 단순한 수출입대행업무에 편중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가 신용도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외화기채환경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파이낸싱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종합상사들도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에
6,7%포인트 내외의 금리를 얹어줘도 차입이 힘들 정도이다.

일부 종합상사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부채를 연기하지 못하고 고금리를
노리는 일부 연기금(High-yield Fund)에서 차환용 외화를 빌려 빚을 갚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IMF사태이후 외국은행들이 지속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여신한도(Credit Line)를 줄이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상사 영업담당자들은 외화기채환경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대규모
수출에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수출자 금융제공이 불가능해 수출계약협상이
깨지는 사례가 최근들어 부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종합상사는 남미 아르헨티나에 3천만달러 상당의 금속가공
플랜트수출을 추진했으나 상대방이 수출자금융공여를 요구해와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지난 1월중 수출은 금수출물량(6억8천3백만달러)을
제외하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6억5천만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상사의 한관계자는 최근 환율상승으로 인해 경공업 등 단품수출을
활발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플랜트 등 대형 기계류의 수출은 갈수록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