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7일 국민신당 이만섭, 한나라당 조순 총재와
조찬.오찬회담을 잇따라 갖고 총리인준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날 조찬회담은 김 대통령과 국민신당 이총재,자민련 박태준 총재,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이 참석한 4자회동으로 진행됐다.

1시간 30분동안 진행된 회동에서 국정공백이 장기화돼서는 안되며
경제위기등 국난극복에 초당적으로 협력해야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총재는 현 국정공백 상황에 대해 "미증유의 국가위기"라고 규정하고
"당리당략보다는 나라를 위해 대국적 입장을 가져야한다"고 한나라당
태도를 비판했다.

이에대해 김대통령은 "오늘 한나라당 조순 총재를 만나 잘 타결이
되지 않으면 결단을 내릴수 밖에 없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히기도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이날낮 한나라당 조총재와 단독 오찬회담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회동 예정 시각인 낮 12시30분 정각에 오찬장인 본관2층
백악실에 들어와 미리 기다리고 있던 조총재와 반갑게 악수했다.

김 대통령이 "비가 내리는데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했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조총재는 "상서로운 봄비가 내리는 것같습니다""행운을 가져올
비인 것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통령은 "조총재가 오셔서 그런 것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과 조총재는 간간이 대화를 끊고 침묵을 지켜 김종필
총리지명자 인준문제로 냉각된 여야의 불편한 관계를 내비쳤다.

<>.김 대통령과 조총재의 단독회동은 총리인준문제 뿐만이 아니라 인위적
정계개편, 내각제 개헌 등을 화제로 1시간 30분동안 진행됐다.

김 대통령은 "내일중 투표로 총리인준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조총재는
"내일은 어렵고 이틀만 생각해보자"며 정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조총재는 김 대통령에게 인위적 정계개편과 내각제 개헌 추진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으며 김대통령은 "우리는 빼낼 생각이 없으니 1년동안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내각제 개헌은 자민련과의 기본합의 사항이고
국민에게 보고한뒤 동의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바꿀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와관련, 회담이 끝난후 "조총재가 야당의원 빼내가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이 아니라 김 대통령이 자진해서 "사람빼내가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수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