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만 실업자수가 27만명이 증가, 93만4천명에 달했다는게 통계청발표다.

실업급여 신청자수가 1월중 하루평균 1천1백99명에서 2월중 1천6백47명으로
37%나 늘었다는 노동부통계를 감안하면 실업자수가 2월중 이미 1백만명을
넘어선 것도 확실하다.

취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봐 구직을 포기해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힌
유휴노동력을 포함한 실질적인 실업자수는 상반기중 1백50만명에 달할 것이
라는게 통계청 분석이기도 하다.

실업률 10%, 실업자수 2백만명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적지않다.

실업이 늘어나리란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올해 실업자수를 1백만명으로 내다봤던 정부와 IMF의 예상을 벌써
1.4분기에 넘어설 정도로 그 속도가 빠른데다 얼마나 기다리면 고용사정이
나아질지 전망조차 하기 어려운 국면이기 때문에 걱정스럽고 답답하기만
하다.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정리해고 제도화로 실업증가추세가
이어질 것 또한 분명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실업급여 지급대상확대, 전직훈련강화 등 실업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영세사업장 취업자 등 절대빈곤계층은 그나마 고용보험혜택마저 받을 수
없다면 실업증가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지원책이 근본적인 실업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원인"에 대한 처방이 나와야 한다.

1월중 생산은 작년 1월보다 10.3%나 줄고 제조업가동률은 68.3%로
낮아졌다.

투자가 격감한 것은 물론이다.

산업활동이 이런 양상을 지속하는 한 고용불안이 가중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최선의 실업대책은 하루빨리 실물경제흐름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는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부도가 줄어들고 금리가 낮아져 기업활동이 정상화되도록 앞당기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이런 당연한 이치를 정부가 모르리라고는 물론 생각지 않는다.

경제흐름의 결과로서 빚어진 실업증가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 원인이 됐던
문제부터 풀어야 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미 여러차례 정부가 금융시장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문제는 IMF다.

그동안 상당히 바뀌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초긴축을 축으로 하는 IMF
처방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

환율이 1천3백원선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한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주장만 해도 그렇다.

그같은 IMF방침이 변하지 않는다면 올해내내 고금리가 이어질 것이고
부도속출로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상황조차 빚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1천6백원대의 환율은 수출을 통한 고용유지를 위해서도 상당기간 지속돼야
한다.

또 그것은 그동안의 달러강세 등을 감안할 때 적정선을 크게 웃도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외채연장 등 현안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정부가 IMF를 납득시켜 금리를 낮춰야 한다.

그래야 실업대란을 피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