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전자가 국내 기업 처음으로 대규모 단체 유급휴직제도를 도입했다.

해태전자는 최근 임직원 2백명을 추려 6개월간 휴직토록 했다.

IMF한파와 더불어 일부 인력을 2~3개월간 무급조건으로 휴가조치하는건
이젠 흔한 일.

그러나 이처럼 대규모 인력을 휴직조치하고 더욱이 급여까지 지급키로 한
사례는 처음이다.

회사는 이들에게 <>휴직 첫달에는 총액임금의 50% <>2~3번째달에는 30%
<>4~6번째달에는 10%를 지급하게 된다.

이 회사는 "어렵다고 무턱대고 무급 휴가조치를 한다면 당사자들은
어떻겠느냐"며 "어려운 회사를 지키기 위해 고생해온 동료라는 점을
감안해 급여의 일부나마 지급키로 했다"고 말했다.

휴직기간중 새로운 직장을 찾을 경우를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생계비는
지급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는 설명이다.

유급이라해도 실제 수령액이 크게 줄어드는만큼 각종 세금과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은 회사가 부담키로 했다.

이런 조치는 반강제성을 띠기 마련이지만 종업원들은 회사의 상황과 성의를
이해해 대부분 스스로 휴직계를 냈다는 후문이다.

3천8백명의 인력을 부도와 함께 2천2백명으로 줄인 해태전자에는 이제
2천명의 단출한 식구만 남게 됐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