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해외사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해외사업도 확장일변도에서 축소지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철수 통폐합은 물론 알짜배기 사업의 매각조차 서슴지 않고 있다.

현대전자가 최근 심비오스를 판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AST, LG전자의 제니스, 현대전자의 맥스터의
경영향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전자 3사가 거액을 들여 인수한 대표적인 기업들.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 일각에선 일부 업체의 매각이나 사업포기등 모종의 결단이
시급한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당사자들은 일단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필사의 구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방법은 감원과 사업축소 경영진교체 운전자금수혈등으로 다양, 3사3색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AST는 대대적 인력감축과 사업축소, 제니스는 디지털TV등
첨단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맥스터는 심비오스 매각대금의 수혈, 대형업체에 대한 납품강화등을 통해
회생에 나서고 있다.

과연 이들 3사가 아킬레스건이라는 오명을 벗고 회생할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AST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의 컴퓨터업체 AST는 필사적인
몸집줄이기로 살아남기를 시도하고 있다.

95년 3억7천만달러를 들여 42.5%의 지분을 인수한 삼성은 이후 지분을
1백% 인수하고 상장을 폐지시켰다.

소액주주의 잦은 소송에서 벗어나 마음껏 경영을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경영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졌고 그동안
쏟아부은 액수가 10억달러를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말 삼성전자는 AST에 또다시 5천만달러를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운전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삼성은 AST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 7천명에 달하던 인원을
2천여명으로 줄였다.

사업구조도 개편, 적자덩어리였던 홈PC사업을 처분하고 기업PC 중심으로
바꿨다.

미국이외 해외공장의 매각과 이전도 진행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최소 인원으로 이익나는 사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되살린다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 제니스 =지난 96년 13억5천만달러 매출에 1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제니스는 디지털TV등 첨단기술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

올하반기부터 미국내 디지털방송이 실시되면 막대한 디지털TV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선점하기 위해 제니스의 앞선 디지털기술과 고선명TV설계기술,
LG반도체의 반도체기술을 융합,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신 소형TV나 모뎀등 수익성없는 사업은 정리, 경영정상화를
가속시키기로 했다.

제니스는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고경영진도 대폭 개편했다.

지난 1월 GE부사장출신의 제퍼리 게넌씨를 최고경영자(CEO)로, 작년말엔
재무전문가인 댄그레먼드씨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각각 선임했다.

구자홍 LG전자 사장은 지난달말 제니스를 방문하는등 수시로 찾아
최고경영진들과 향후 사업전개방향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 맥스터 =현대전자 인수후 해마다 1억~2억달러의 적자를 내며 경영난을
겪었으나 작년 4.4분기 첫 흑자를 기록하면서 한껏 고무돼 있다.

96년만해도 13억달러 매출에 1억2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도저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것 같았다.

하지만 작년 4.4분기엔 5억1백90만달러 매출에 2천3백1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현대전자 김영환 사장은 맥스터가 올해 23억달러 매출에 6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력제품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의 신제품 적기출시, IBM 등
대형컴퓨터업체에 대한 납품강화, 해외공장과의 연계등을 통해 회생에
나서고 있다.

7기가바이트급 드라이브와 자기저항헤드를 사용한 드라이브등 신제품을
IBM 델컴퓨터등 대형컴퓨터사에 고정 납품, 판로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 대형거래처에 대한 납품비중이 인수초 35%에서 70%로 높아졌다고
밝히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완공한 미디어 공장의 생산제품을 미국 맥스터공장에
공급하는등 글로벌생산체제의 연계 운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매각한 심비오스의 판매대금중 일부를 지원, 정상화를 촉진시킬
계획이다.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3일자).